[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문경시의 '아리랑' 집념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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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문경시의 '아리랑' 집념은 당연하다

    • 입력 2020.05.15 06:50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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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지자체는 끊임없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자체의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예산을 더 많이 유치하려 노력합니다. 이런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지역민들의 복지와 혜택으로 돌아가기 마련이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아리랑은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이 많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경시가 나타났습니다. ‘진짜 아리랑은 문경아리랑이다!’ 1896년 서양식 악보로 소개된 최초의 아리랑은 문경아리랑이라며, 힐버트 박사가 최초로 문경세재아리랑을 악보에 기록했다고 말합니다. 문경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힐버트 박사의 얼굴과 악보와 가사를 새겨 이 비석을 세웠습니다. 

    문경시는 문경세재아리랑 사이트도 만듭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아리랑을 집대성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 만주, 몽고를 비롯해 해외에서 불렸던 아리랑의 가사와 음원을 총망라해 모아두기까지 합니다. 문경의 유명 서예가분들에게 이렇게 집대성한 아리랑 가사를 하나하나 쓰게 해 기록물로 보관하는 열정은 대단한 집착으로까지 보였습니다. 

     

    문경새재 계곡. (사진=문경시 홈페이지)
    문경새재 계곡. (사진=문경시 홈페이지)

    하지만 문경시는 아리랑 학술연구회는 물론, 포럼을 개최해 아리랑을 깊게 연구했습니다.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2017년까지 10회 동안 문경세재아리랑제를 열어 전국 각지 유명 인사를 초청하고, 아리랑에 대한 관심을 문경으로 돌렸습니다. 강원도 정선에 아리랑 박물관이 있지만, 문경시는 지난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국립아리랑 박물관을 문경에 유치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국회 앞에서 시위도 하고, 그간 아리랑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해 왔는지 수많은 자료를 보이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아직도 최종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자체의 이런 노력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행정 낭비라는 비판도 있지만, 어느 지자체가 문경시와 같은 노력을 했을까요. 

     

    문경새재 1관문. (사진=문경시 홈페이지)
    문경새재 1관문. (사진=문경시 홈페이지)

    문경에 국립아리랑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아리랑의 중심이 밀양, 정선, 진도가 아닌 문경이 될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자료를 집대성하고, 이곳에서 전 세계 아리랑 관련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또 다른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광주광역시는 현대자동차 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공들인 도시입니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일종의 합작 공장을 만든 것인데,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일정 수준에서 동결하는 대신, 시가 노동자들의 복지혜택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자동차 단지를 유치했습니다. 자동차 생산에 그치지 않고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배후단지도 확장해가고 있는데, 광주광역시는 일자리와 지방세 수입, 두 마리 토끼를 다잡기 위한 목적을 달성해가고 있습니다.

    문경의 아리랑에 대한 집착처럼, 광주광역시가 직접 나서서 자동차 공장을 유치해낸 것처럼 각 지자체는 지역민들을 위해 끊임없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지자체는 어떻습니까. 충분히 지역민들이 흡족할 만큼의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문경의 ‘집념’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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