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 사흘째 "불편하고 못사는 건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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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5부제 사흘째 "불편하고 못사는 건 똑같다"

    직장인, 자영업자 마스크 구매 사각지대...줄 설 엄두 안난다
    공급업체 배송 시간, 동선 중구난방...자사 약품 납품때 공급
    소비자 편의 위해 약국마다 마스크 배송시간 고정시켜야

    • 입력 2020.03.11 12:00
    • 수정 2020.06.03 15:52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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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는 춘천시 동면 장학리의 한 약국. 사진/김지훈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는 춘천시 동면 장학리의 한 약국. 사진/김지훈 기자

    "저희는 집 안에 어른만 부모님 포함해서 4명인데 마스크를 구할 엄두를 못 내요. 부모님들도 거동이 불편하셔서 직접 구매는 못 하셔서 일주일 넘게 마스크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춘천지역에서도 시민들의 불편을 줄임과 동시에 공정한 방법으로 공적 마스크가 분배될 수 있도록 5부제가 시행 중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은 약국이나 우체국, 농협 등에서 판매하는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등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지역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는 업체에서 배포시간을 공유하지 않고 있는데다 자사약품 배송을 위해 동선과 시간을 매일 변경, 마스크 구매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석사동에 사는 직장인 A(44)씨는 "그나마 유일하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점심시간뿐인데, 이미 번호표로 예약이 된 상태이거나 줄이 길어서 구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나마 젊은 아내나 저는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분들은 마스크가 필수인데 구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춘천시 신북읍에 위치한 신북우체국. 사진/방정훈 기자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춘천시 신북읍에 위치한 신북우체국. 사진/방정훈 기자

    교동 한림대 정문 앞에서 한식당을 하는 박모(50)씨 역시 "지인에게 들어보니 농협이나 우체국은 아침부터 번호표를 발급한 다음 오후에나 지급한다고 하는데 번호표를 받거나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을 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약국의 경우 같은 지역에 있는 점포들끼리도 배포 시간이 각자 다르더라. 어떤 약국은 오후 2시, 어떤 약국은 오후 5시라고 하는데 이마저도 매일 바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면 장학리에 66m(도보 1분 이내) 간격으로 위치한 C약국과 D약국의 경우 판매시간이 달랐다. 이에 대해 C약국 관계자는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면서 "저희 약국은 마스크가 오전에 들어오면 오후 2시쯤에 팔고 좀 늦게 들어오면 오후 5시에 판다"고 말했다.

     

    춘천대표 맘카페의 공적 마스크 불만글. 사진/네이버카페 캡처
    춘천대표 맘카페의 공적 마스크 불만글. 사진/네이버카페 캡처

    판매되는 마스크 종류 역시 약국마다 제각각이어서 황당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춘천지역 대표 맘카페의 한 회원은 "5부제 시행해도 약국 문 열자마자 100명씩 대기한 뒤 번호표 뽑고 입고되는 시간에 맞춰서 구입하고, 일부 한적한 약국은 운 좋게 바로 구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근데 황당한 게 낱개로 2개씩 소분해서 지퍼팩에 담아주더라. 일회용 마스크 같은 비주얼이라 찝찝하다. 앞으로는 개별 포장된 마스크를 지급해주는 곳으로 찾아가야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마스크 공급업체의 공급 체계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적 마스크 위주의 공급 시스템이 아니라 업체의 편의성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춘천지역에서 마스크를 공급하는 지오영 관계자는 "저희 쪽도 본사에서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이 매일 다르다"면서 "마스크가 입고돼도 각 약국에서 필요한 다른 약품과 함께 배송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동동선이 일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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