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다녀갔대" 강원 코로나19 뚫리자 시민들 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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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다녀갔대" 강원 코로나19 뚫리자 시민들 불안 증폭

    춘천·삼척·속초서 총 5명 발생…확진자 동선 낭설 난무

    • 입력 2020.02.22 15:39
    • 수정 2020.02.24 06:50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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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강원도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춘천시 남춘천역에서 시민들이 불안한 모습으로 대합실 내 TV 뉴스를 보고 있다./ 김나연 기자
    22일 강원도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춘천시 남춘천역에서 시민들이 불안한 모습으로 대합실 내 TV 뉴스를 보고 있다./ 김나연 기자

    그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분류돼 온 강원도마저 5명의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춘천 확진자 2명을 시작으로 삼척 1명, 속초 2명 등 도에서 모두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신천지교회 예배와 여행 등 각기 다른 목적으로 대구·경북지역을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강원도 역시 코로나19의 안전지역이 아닌 것이 밝혀지자 시민들은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춘천 코로나' 등이 뜨기도 했다.

    이날 확진자 발생 소식이 들린 춘천에서는 SNS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의 요일별 동선 등 제법 그럴듯한 낭설이나 실제 상점 등 특정 상호와 장소 등이 적힌 글이 빠르게 퍼지며 공포가 확산됐다.

    춘천 석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친구들이 확진자 동선을 공유해주며 '우리동네로 다녀간 것 같다'며 불안해 하더라"며 춘천시나 강원도에서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을 공개하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SNS를 통해 확산되는 춘천 코로나 관련 반응(사진=네이버)
    SNS를 통해 확산되는 춘천 코로나 관련 반응(사진=네이버)

    특히 춘천 확진자가 대구교회를 방문한 신천지 교인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맘카페 등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천지 예배당 등 신천지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장소와 사진들이 공유되기도 했다.

    확진자가 태백산맥을 넘어 삼척과 속초까지 발생하자 영동지역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현희(40·강릉)씨는 "영동과 영서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와 점점 좁혀지고 있다"며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고 불안해 했다. 당장 다음달 결혼식 앞뒀다는 홍모(34)씨도 "아직 강원도에 확진자가 없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결국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일이 터졌다"며 "결혼식을 미뤄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안감 증폭과 낭설 전파 등 상황이 심각하지만 춘천시와 강원도는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 등 이렇다할 조치가 없어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에 역과 터미널 등 시내 주요거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22일 오후 춘천시내 한 마트의 배치된 마스크 진열대에 성인용 마스크가 품절된 모습.(사진=방정훈 기자)
    22일 오후 춘천시내 한 마트의 배치된 마스크 진열대에 성인용 마스크가 품절된 모습.(사진=방정훈 기자)

    남춘천역 주변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은 "춘천에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뜨고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만 조금 찾아왔다"면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 손님들은 많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변 카페와 식당의 내부도 들어가봤지만, 손님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남춘역에서 기자를 태운 택시 기사는 "밖에도 손님이 없지만, 택시 손님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때 같으면 역 앞에서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아 장시간 대기하는 기사들이 거의 없는데, 아까도 봤듯이 10대는 넘게 서 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마트 매대 근처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물량이 없어 그냥 돌아가는 고객들이 많았다. 한 고객은 "약국에도 없고 근처 편의점에도 없어서 이곳에 왔는데 또 헛걸음했다. 이제는 아예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난감해 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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