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래스카에 비버 급증, 온난화 가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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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알래스카에 비버 급증, 온난화 가속 우려”

    • 입력 2024.01.04 14:02
    • 기자명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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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댐을 짓는 특성을 지닌 비버가 알래스카의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댐을 짓는 특성을 지닌 비버가 알래스카의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구 온난화로 미국 알래스카 지역 비버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비버의 활동으로 온난화 현상이 더욱 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버는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강물을 막아 연못을 조성하는데, 이 고인 물에서 나온 온실가스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래스카 북극 툰드라 지역에 비버가 조성한 연못 수는 최소 1만2000곳으로 추정된다. 지난 20년간 두 배 가량 증가했으며 점차 북쪽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캐나다 북부의 알래스카 원주민 정착 지역 등에서도 비버 개체수 증가가 관찰되고 있다.

    켄 테이프 알래스카 대학교 생태학과 교수는 “(북극해에 접한)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전체가 2100년까지 비버 서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현상이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지구의 기온 상승으로 알래스카 지역이 비버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환경으로 바뀐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 강추위 기간이 짧아지면서 강물이 덜 얼게 되고, 툰드라에 관목들이 새로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래스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뿐만 아니라 알래스카로 이동한 비버들의 활동이 지역 온난화 현상을 가속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버가 조성한 연못에 잠긴 영구 동토층이 따뜻한 물에 녹으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테이프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비버 연못과 메탄 배출이 집중된 지점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비버의 연못 조성으로) 하천의 변화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속한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모든 지점에서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비버가 만든 연못 증가가 메탄 배출량 증감 등에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내년에 현장을 찾아 메탄 배출량을 측정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알래스카 지역사회는 비버의 연못으로 인한 수질 악화와 물고기들의 이동에 미치는 영향, 땅의 침수 등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ypar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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