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어 방치된 추억의 공중전화 부스⋯도심 속 애물단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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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슬어 방치된 추억의 공중전화 부스⋯도심 속 애물단지일까?

    춘천 공중전화 부스 녹슬고 쓰레기 쌓여
    10년간 78% 사라져 춘천 150여대 남아
    긴급 시 누구나 사용 가능한 공공서비스

    • 입력 2024.03.31 00:07
    • 수정 2024.04.02 00:10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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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춘천 효자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 근처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27일 춘천 효자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 근처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요즘도 공중전화가 남아있었네요. 작동은 되는 건가요?”

    지난 27일 오후 2시쯤 춘천시 효자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 주변에는 상자 더미와 쓰레기봉투 등이 쌓여 있었다. 부스 내부는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은 듯 껌 자국이 지저분했고 모서리에는 거미줄이  있었다. 다른 곳의 공중전화도 수화기와 버튼 곳곳이 녹슬고 칠이 벗겨 방치된 모습이었다.

    이곳 효자동 일대에는 500m 거리의 길을 따라 3곳의 공중전화 부스가 설치돼있었지만, 아무도 공중전화를 이용하지는 않았다. 근처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A씨는 “공중전화를 이용했던 기억은 10년 전에나 있다”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있어서 거의 찾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통신수단이 다양해지면서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급격히 줄고 있다. 공중전화는 개인 휴대전화가 부족했던 과거에 거의 유일한 통신수단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자연스레 사라져가는 추세다. KT링커스에 따르면 1999년 15만 3000여대에 이르던 공중전화 부스는 2015년 6만 9000여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2022년에는 3만여대까지 떨어졌다. 10년간 78%가량 줄어든 수치다. 춘천에도 현재 150여대만이 남아있다. 

    2016년 석사동주민자치위원회가 공중전화 부스를 ‘숲속의 작은 도서관’으로 개조하는 시도를 했다.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 상태다. (사진=오현경 기자)
    2016년 석사동주민자치위원회가 공중전화 부스를 ‘숲속의 작은 도서관’으로 개조하는 시도를 했다.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 상태다. (사진=오현경 기자)

     

    그나마 남은 공중전화 부스도 애물단지로 전락해 방치돼있지만, 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국민의 통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 조항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공중전화는 국가가 지정한 보편적 서비스로, 지진이나 화재 등 긴급상황 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중전화 운영사 KT링커스는 공중전화 사용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침에 따라 운영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기존 부스에 부가적인 기능을 더해 새로운 장소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공중전화 부스에 추가적으로 현금지급기(ATM), 전기차 충전기 등을 붙여놓는 부가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재작년부터 전기 이륜차 배터리 충전 장치 설치를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공중전화 부스 옆에 휴대폰 보조 배터리 대여소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KT 링커스)
    공중전화 부스 옆에 휴대폰 보조 배터리 대여소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KT 링커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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