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전성시대 부작용⋯강원 판매직 근로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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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점포 전성시대 부작용⋯강원 판매직 근로자 ‘뚝’

    카페, 빨래방, 편의점 등 무인화 속도
    온라인 쇼핑 규모↑·자동화시스템 대중화
    판매직 종사자 8년 만에 최저치 기록
    “부작용 막기 위한 지원체계 마련 필요”

    • 입력 2024.02.28 00:05
    • 수정 2024.03.01 00:13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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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무인 운영 중입니다. 카드 인증 후 입장해주세요.”

    26일 밤 춘천의 한 편의점 앞에 서자 출입인증 단말기에서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꽂자 카드를 빼고 입장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문이 열렸다. 원하는 상품을 담고 계산대로 가니 점원 대신 무인 계산기에 바코드를 찍고 결제하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근 강원지역 골목 상권에 직원 없는 무인점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한 데다 무인 키오스크 등 정보기술이 발달한 영향이다.

    무인점포 대중화를 이끈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시작으로 카페, 밀키트점, 빨래방, 달걀 가게, 테니스장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 생겨났다. 낮에는 유인 점포로 운영하다 밤에는 무인으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형 편의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춘천지역 대학가 주변에는 한 골목에 무인점포만 4~5곳이 몰려있다.

     

    춘천의 한 하이브리드형 편의점. 낮에는 유인 점포로 운영하다 밤에는 무인점포로 바뀐다. (사진=진광찬 기자)
    춘천의 한 하이브리드형 편의점. 낮에는 유인 점포로 운영하다 밤에는 무인점포로 바뀐다. (사진=진광찬 기자)

     

    무인점포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난 등 사건 사고 위험 우려도 높지만, 업종에 따라 직원 한 명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직원 눈치를 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춘천에서 무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직원을 두고 24시간 운영하면 야간에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지만,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상시 가게 문을 열고 있다”며 “가끔 메뉴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있는 손님들도 있어 고민이지만, 하루에 두 번 매장에 잠깐 들러 정리만 하면 돼서 부업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자동화시스템이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일자리가 급감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강원지역 판매직 취업자 수는 6만5000명으로 2015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점을 찍었던 2018년 1월(9만2000명)과 비교하면 6년 새 판매직 종사자 30%나 줄었다.

    판매 종사자는 의류와 화장품, 가전제품, 가구, 음식점 판매원, 매장 계산원 등 영업과 판매직 취업자로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으로 영업하는 근로자다.

    1년 가량 편의점에서 야간 근무를 한 전모(27)씨는 “최근 편의점이 야간에는 무인으로 바뀌는 하이브리드 점포로 바뀌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며 “다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무인점포가 워낙 늘어나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력 수급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임금이 오르면서 무인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자리 마련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 일자리 매칭 직종 전환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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