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줄면서 지역 서비스 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그나마 산천어 축제 등 주변 지자체 겨울축제가 성공한 덕에 숙박업은 수요가 생겨났지만, 자체 콘텐츠 부족으로 순수 관광객 유입은 여전히 부족한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춘천을 찾은 방문자는 1년 전보다 13.5% 감소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강원도 전체 방문자 수는 12.1% 줄었는데, 수도권과 가까운 춘천의 경우 이보다 더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강릉(-6.4%), 속초(-8.0%) 등 인기 관광지와는 감소폭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춘천을 찾은 관광객도 화천을 거쳐 음식과 숙박을 목적으로 유입된 경우가 13.2%나 됐다. 이는 최근 150만명이 방문한 ‘화천 산천어 축제’에 갔다가 마땅한 숙소가 없어 가까운 춘천에 온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자체 관광 콘텐츠 없이 남의 축제에 기생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산천어 축제 기간(1월 6일~28일)이 아닌 지난해 12월의 경우 화천을 거쳐 춘천을 방문한 관광객은 고작 4.3%에 그쳤다.
반대로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더 머물지 않고 빠져나간 지역은 경기 가평(19.7%)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음식과 문화 관광을 위해 다음 목적지로 가평을 택했다. 춘천을 찾은 관광객 5명 중 1명은 가평으로 떠났다. 이외에 홍천, 속초로 빠져나간 관광객도 많았다.
관광객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도 줄었다. 같은 기간 숙박객 비율은 9.5%, 체류 시간은 9.0% 각각 감소했다. 숙박객 비율과 관광객 체류 시간은 숙박업체와 음식점 등에서의 소비와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관광객 감소가 지역 경제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관광객의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비씨카드, 신한카드를 통해 추산한 올해 1월 춘천지역 관광 소비는 106억9010만원으로 지난해 1월(109억9990만원) 대비 2.8% 줄었다. 전국 평균 관광 소비가 1.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춘천의 타격이 더 컸던 것이다. 이마저도 산천어 축제가 아니었다면 감소 폭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축제 참가를 위해 화천을 방문한 관광객이 숙박을 위해 춘천으로 유입되면서, 숙박업종에서의 관광 소비는 지난해보다 75.5% 증가했지만, 식음료(-14.7%), 쇼핑(-13.4%) 등 서비스업에서의 지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관광객의 춘천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에서 춘천을 언급하는 양은 1년 새 23.7% 증가하는 등 주목도가 높다. 관광객들에게 춘천은 ‘힐링’, ‘스키’, ‘캠핑’, ‘등산’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 활동이 대부분 원도심과는 거리가 먼 외곽 지역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역 상권과 연계한 소비가 단절된 모습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관광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춘천 육림고개의 한 상인은 “지난해 12월 근처에서 열린 ‘예술이 없는 도시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봐’ 행사 기간에는, 행사장에 들렀다가 육림고개를 찾은 손님이 많았다”며 “평소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으니, 수도권에서 오는 관광객이 춘천의 원도심까지 유입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