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퍼견이 교육 돕는 ‘댕댕이 유치원’⋯춘천 반려문화 정착 앞장선 ‘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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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퍼견이 교육 돕는 ‘댕댕이 유치원’⋯춘천 반려문화 정착 앞장선 ‘준독’

    [동네 사장님] 14. 반려견 생활 A to Z ‘준독’
    춘천 반려견 특화마을 꿈꾸는 이준한 대표
    반려견 유치원 겸 카페, 훈련사·헬퍼견 상주
    보호자·반려견 공생하는 지역사회 구축 힘써
    춘천시 유기견 보호센터 연계 행사 준비

    • 입력 2024.03.02 00:04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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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을 집중 조명합니다.저마다 사연을 가진 우리 이웃의 가게를 발굴하고 ‘동네 사장님’이 가진 철학을 지면으로 전합니다. <편집자 주>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다. 특히 반려동물의 대명사로 불리는 반려견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친화도시’ 춘천에도 반려견과 보호자, 지역사회가 함께 동행하는 세상을 꿈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선 청년이 있다. 바로 ‘준독라운지’와 ‘준독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는 이준한(31)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17살 때부터 반려 산업에 뛰어들어 각종 전문 과정을 수료한 이 대표는 2015년 준독트레이닝센터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10년째 수백 마리 위탁견들의 행동을 교정하고 교육하면서 자신만의 ‘반려견 빅테이터’를 쌓아왔다.

     

    준독을 운영하고 있는 이준한(31) 대표와 준독라운지 헬퍼견 호두. (사진=진광찬 기자)
    준독을 운영하고 있는 이준한(31) 대표와 준독라운지 헬퍼견 호두. (사진=진광찬 기자)

     

    이후 2021년 반려견 유치원 겸 카페인 준독라운지를 오픈했다. 항시 전문 훈련사와 조교 역할을 하는 헬퍼견이 상주해 견생들의 행복한 ‘개치원’ 생활을 돕는다. 견생이 아니더라도 카페에 방문하면 반려견을 위한 넓은 잔디 운동장에서 함께 음료를 즐기고 간단한 훈련 교정도 받을 수 있다.

    ‘반려견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책임진다는 이 대표를 만나 준독과 반려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린 시절 반려 산업에 뛰어들었다고요.

    어린 시절 춘천 서면에서 강아지를 키우며 살았는데, 집이 시골이다 보니까 동네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가끔 MT를 온 대학생들이 오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면서 ‘엎드려’ 같은 훈련 모습을 보여줬는데, 칭찬을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반려견 트레이너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고등학생인 17살 때 정식으로 반려견 훈련 실무를 받기 시작했어요. 당시 반려견 행동 전문가라는 직업은 미래가 불투명했고 처우도 좋지 않았지만, 강아지가 너무 좋아서 앞만 보고 달렸어요.

    그 덕분에 이제는 어엿한 반려견 트레이닝센터, 유치원, 카페의 대표가 됐고 동물보호단체인 ‘위액트’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정말 깊은 것 같아요.

    반려견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하는 유일한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힘들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반려견에게 어렴풋이 얘기하면 위로받을 수 있는 소울메이트 같아요. 준독이라는 네이밍도 제 이름의 준과 강아지(Dog)를 합친 건데, 이름을 걸고라도 보호자와 반려견을 만족시켜드리겠다는 의미예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기존의 억압적인 훈련이 아닌 긍정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반려견을 보듬고 교육합니다.

    Q. 반려견 유치원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유치원에는 매일 6마리의 강아지만 받고 있습니다. 담당 훈련사들이 한 마리 한 마리에 더 집중하면서 더 높은 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강아지 한마리마다 커리큘럼을 만들어 더 행복하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유치원 생활은 만들어줘요. 보호자들에게 매일 교육 과정을 안내하고 설명해드리고요. 문제행동이 있는 반려견이라면, 보호자뿐 아니라 강아지도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거든요.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돕는거죠.

    어딜 가든지 매너 있는 강아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가 판단하면 졸업해도 된다고 권해드리는데, 그 기간은 강아지마다 달라요. 이틀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 될 수도 있죠. 반려견들이 유치원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졸업을 권유해도 계속 보내시는 보호자들이 많아요.

     

    춘천 준독라운지를 찾은 반려견들이 잔디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사진=이준한 대표 제공)
    춘천 준독라운지를 찾은 반려견들이 잔디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사진=이준한 대표 제공)

     

    Q. 대형견도 출입할 수 있다던데, 소형견과 함께하면 위험하지 않나요.

    유치원과 카페를 겸하는 준독라운지에는 견종이나 무게 제한이 크게 없어서 다 함께 뛰어놀 수 있어요. 다만, 사고 발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풍부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한된 공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리드줄 등을 이용해 강아지들의 언어를 이해시켜주는 거죠.

    여기에 교육을 거친 헬퍼견 2~3마리가 상주해 적응이 힘든 강아지들을 돕고 있어요. 안정적인 신호를 준다거나 냄새를 맡게 해줘 흥분도를 낮추고 어울릴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Q. 반려 문화에 대한 책임감이 대단한 것 같아요.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애견이라는 단어는 반려견으로 바뀌고 관련 산업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4년째 반려 산업을 공부하고 현장에서 있다 보니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반려 문화에 대한 법안과 인식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도 춘천에는 개 농장이 많아요.

    농장에 있는 개들을 현실적으로 케어하는 역할은 전문가들이 해야 하지만, 보호자들도 생각해주셔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춘천시 동물보호센터에는 80마리의 개가 들어갈 수 있지만, 현재 200마리가 있는 그야말로 과포화 상황이에요. 반려견을 데려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펫샵에 가기 전 유기견 보호센터에 한 번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나쁜 강아지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독스포츠를 빛낸 10인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머쥔 이준한(가운데) 준독 대표. (사진=이준한 대표 제공)
    대한민국 독스포츠를 빛낸 10인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머쥔 이준한(가운데) 준독 대표. (사진=이준한 대표 제공)

     

    Q. 반려견 행사도 진행한다고 들었어요.

    춘천에서 이뤄지는 ‘마실 중독’이나 ‘멍멍이대공원’ 등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5~6년 정도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매년 인식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껴요. 리드줄이나 배변 봉투, 간식 등을 알아서 챙겨오기도 하고, 행사도 잘 따라주시더라고요.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에서 마찰도 간혹 있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반려견 산책, 놀이터 프로그램과 함께 춘천시 동물보호센터에 있는 유기견 200마리를 데리고 한날 한시에 산책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에요. 유기견들은 세상을 볼 수 있고 시민들의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사실 준독이 어느 정도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업 등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춘천에서 태어나 자리 잡은 만큼 여기서 최종 목표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마침 춘천도 반려동물 친화도시잖아요. 반려견의 모든 것들을 책임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제 고향인 서면에 반려동물 특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반려견하면 떠오르는 도시, 반려 관광 도시 춘천을 만드는 거죠.

    더 많은 반려인들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우동착을 통해 준독을 방문하시면 10% 할인을 해드리고 있어요. 반려견 트레닝센터·유치원 이용료, 카페 메뉴 모두 적용됩니다.

    반려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반려견은 한번 입양하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족입니다. 입양 전에 보호자들이 연구하고 입양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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