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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춘천시, 꼴찌와 중간을 맴도는 성적표에 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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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춘천시, 꼴찌와 중간을 맴도는 성적표에 흡족?

    • 입력 2024.02.28 00:01
    • 수정 2024.03.01 00:13
    • 기자명 MS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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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한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지난해 춘천시 민원에 대한 만족도가 '라' 등급 판정을 받았다. (사진=최민준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한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지난해 춘천시 민원에 대한 만족도가 '라' 등급 판정을 받았다. (사진=최민준 기자)

     요즘 네이버 뉴스 창을 검색하다 보면 “○○시, 우수 기관 선정” 같은 기사들이 줄줄이 눈에 띈다.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내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들이 저마다 “저, 잘해서 상 받았어요”라고 주민들에게 자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강원자치도와 도내 기초단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강원의 수부 도시 춘천을 포함해 강릉 원주 속초시 등 어느 지자체도 상 받았다고 홍보하지 않는다. 뒤집어보면 강원의 행정기관들이 민원서비스 평가에서 몽땅 낙제점을 받았다는 뜻이다. 

     민원서비스란, 주민이 행정기관에 대하여 원하는 바를 요구하면 행정기관은 요구 사항을 처리한 뒤 그 결과를 민원인에게 제공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이걸 종합 평가한다는 것은 행정기관이 관내 주민을 얼마나 성심성의껏 섬기는지 따져본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는 중앙행정기관 46곳을 포함, 17개 시도교육청과 17개 광역단체, 226개 기초단체 등 306개 기관을 매년 평가해 가(10%) 나(20%) 다(40%) 라(20%) 마(10%) 등 5개 등급으로 발표한다. 여기서 강원자치도와 강원교육청, 도내 기초단체들은 모두 ‘다’ 이하, 즉 하위 70% 평가를 받은 것이다. 유일하게 철원군만 ‘나’ 등급을 받았을 뿐 최우수에 해당하는 ‘가’ 등급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다. 과거 수우미양가로 표기되던 학교 성적표에 비유하면 수·우는 없고 미·양·가만 즐비한 셈이다. 

     춘천시가 전년도에 이어 ‘다’ 등급을 받고 내심 안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는 것도 주민 입장에선 속 터질 노릇이다. 춘천시는 강원도 내에서 그나마 ‘다’ 등급이라도 받은 기초단체가 9곳밖에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2019년과 2021년 춘천시는 최하위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한 해는 ‘미’, 다음 해는 ‘가’, 그 다음 해는 다시 ‘미’, 이렇게 중하위권에서 맴도는 성적표를 보고 세상 어느 부모가 “그만 하면 됐다”고 흡족해할 것인가.
     공무원이 민원인을 어떻게 섬기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곳이 시청 홈페이지 같은 온라인 창구다. 지난 12월 춘천시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민원인은 ‘관공서 민원인 주차장에 관하여 건의드린다‘는 제목으로 이렇게 하소연한다. 

     “시청 또는 차량등록사업소 읍, 면, 동사무소 민원인 방문 시 주차장은 거의 가득 차 있습니다. 종일 주차하시는 직원들의 차량은 다른 곳에 주차할 공간을 만들어 주시면 민원인들이 조금은 편할 것 같습니다. 심한 곳은 60~70%가 직원들 차량인 곳도 있습니다. 민원인에 대한 배려 부탁드립니다.” 민원서비스 평가에서 우수 성적을 받는 길은 사실 어렵지 않다. 공무원들의 섬김의 마음 먹기와 그 마음을 격려하고 다잡아가는 기관장의 감독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 도지사와 시장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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