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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없이 일해도 빚만 늘어요”⋯강원 나홀로 사장님 폐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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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없이 일해도 빚만 늘어요”⋯강원 나홀로 사장님 폐업 증가

    강원지역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 급감
    코로나19·최저임금 상승 여파 휴폐업 늘어
    고금리에도 다중채무자 2년 새 27% 증가
    “영세 소상공인 보호할 정책 보완해야”

    • 입력 2024.02.16 00:07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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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최근 긴 휴업 끝에 장사를 접기로 했다. 개업 초반에만 해도 아르바이트생 3~4명을 고용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손님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모든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휴일 없이 홀로 일했지만, 늘어나는 이자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했다.

    박씨는 “혼자라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 내내 꼬박 일했는데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이자까지 계속 불어나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지역 영세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홀로 일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휴폐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가통계포털(KOSIS) 종사상지위별 취업자 데이터 따르면 강원지역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2만1000명이다. 이는 지난해 8월(16만6000명)보다 4만5000명(27.1%)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악재가 터진 데 더해 인건비까지 계속 오르자 나홀로 사장님들이 휴폐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지역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4개월 새 2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강원지역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4개월 새 2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1인 자영업자들이 줄어든 이유는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위축, 이자 비용 급증 등이 꼽힌다. 실제 강원통계지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강원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도내 대형소매점 판매지수는 98.5(2020년 기준=100)로 전년 동월 대비 7.5포인트(p) 하락해 전국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장사가 잘 안되면서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도내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5만5000명으로 2년 전(4만3000명)과 비교해 27.4%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억8200만원 수준이다. 총대출 잔액도 15조4000억원으로 2년 새 34.6%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다중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이들의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연이자가 73만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종호 소상공인연합회 춘천시지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영 악화로 업장에 홀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이어지는 것은 지역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라며 “영세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이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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