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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약사천에서 영감받은 ‘쌍화맥주’, 무슨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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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약사천에서 영감받은 ‘쌍화맥주’, 무슨 맛일까?

    춘천사회혁신센터, 약사천 팝업스토어
    창작자와 주민이 함께 만든 제품 판매
    약재상 많았던 약사동 ‘쌍화맥주’ 영감
    마을에서 채집한 들풀로 ‘플랜테리어’

    • 입력 2024.02.15 00:04
    • 수정 2024.02.16 02:10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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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에서 이달 말까지  ‘Made by 약사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사진=권소담 기자)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에서 이달 말까지  ‘Made by 약사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사진=권소담 기자)

     

    “이 장식은 약사동에서 채집한 쑥꽃으로 만들었어요. 우리 지역에서 버려지는 들풀의 쓰임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어요.”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춘천시와 함께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약사동 25-4)에서 2월 한 달간 운영하는 ‘Made by 약사천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혁신센터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생활권 단위 로컬 브랜딩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후 ‘춘천의 원형을 닮은 마을 약사천’을 대상지로 로컬 브랜딩에 나섰다. 로컬 브랜딩이란 지역의 고유한 자연, 예술, 역사, 장소, 사람, 기술 등 자원을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의 매력을 높이는 과정을 말한다. 외부 방문자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지역을 방문하고, 내부 주민들은 결속력과 자긍심을 높이며 정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이달 말까지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에서 운영하는 ‘Made by 약사천 팝업스토어’.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사회혁신센터가 이달 말까지 약사천 수공업 팩토리에서 운영하는 ‘Made by 약사천 팝업스토어’. (사진=권소담 기자)

     

    혁신센터는 도시재생으로 조성된 약사동 공간의 인프라를 활용해 마을 주민과 지역 크리에이터가 협업한 ‘Made by 약사천’ 브랜드를 개발했다. 로컬 브루어리 ‘감자아일랜드’, 생태자원의 쓰임을 만드는 ‘나풀나풀’, 목공방 ‘라우드’, 비누 공방 ‘르사봉’, 베이커리 ‘베이커스페이스 밋밋’ 등 5개 팀은 약사천을 주제로 한 창작에 함께 나섰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팝업스토어에서는 창작자와 마을 주민이 함께 고민하고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조용하던 약사동 마을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은 감자아일랜드의 ‘쌍화맥주’다. 동네에 약재상이 많았던 ‘약사동’ 지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각종 한약재를 넣어 끓인 건강 음료 쌍화탕에 감자 맥주를 섞어 만들었다. 맥주의 라벨은 약사동 주민들과 함께 제작해 지역 색깔을 살렸다.

     

    지역에서 수급할 수 있는 자연재료를 활용해 생활 용품을 만드는 나풀나풀. 김소현 대표(사진 오른쪽)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지역에서 수급할 수 있는 자연재료를 활용해 생활 용품을 만드는 나풀나풀. 김소현 대표(사진 오른쪽)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나풀나풀은 여성 농업인 3명이 농촌에서 버려지는 자연물의 쓰임새를 고민하며 창업했고, 천연 밀랍초와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지비츠(신발에 끼우는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다. 벌집에서 원물 그대로 추출한 밀랍으로, 프로폴리스 성분이 많아 면역력 향상과 비염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팝업스토어 전체 공간을 꾸민 플랜테리어(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도 나풀나풀이 작업했다. 가지치기로 버려진 나뭇가지와 동네 곳곳의 들풀, 이끼 등으로 새로운 장식물이 탄생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소현 나풀나풀 대표는 “농업 현장에서 풀은 없어져야 할 존재 취급을 받지만, 그 나름의 쓰임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지역 자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 생태 교육, 플랜테리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로 대안적인 삶을 지향하는 소비자에게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바른 씻을 거리를 만드는 르사봉에선 당귀, 약쑥, 구지뽕 등 한약재를 우려 만든 수제 비누를 판매하고 있다. 약사천의 밤과 석양, 약사천 가는 길과 돌다리 등에서 영감을 받아 비누의 모양을 만들었다.

     

    약사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르사봉의 수제 비누. (사진=권소담 기자)
    약사천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르사봉의 수제 비누. (사진=권소담 기자)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베이커스페이스 밋밋은 꽃, 나무, 작업자의 손 등 약사동의 콘텐츠를 쿠키로 표현했다. 3D 프린터로 틀을 직접 만들어 쿠키 모양을 찍어냈다. 라우드는 약사천의 물길을 형상화한 나무 도마와 컵 받침 등을 판매 중이다.

    맥주에 쌍화탕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낸 문복례 약사천마을관리협동조합 이사는 “창작자들과 함께 나무를 깎고 색칠하며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체험했다”며 “내년에는 수공업 팩토리를 협동조합에서 관리하며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상시 판매하고 마을 화합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이조 춘천사회혁신센터 팀장은 “팝업스토어 내 모든 콘텐츠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고 만든 것으로 꾸렸다”며 “서울에서 온 분이 쌍화맥주를 대량 구매해가거나, 메이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춘천을 찾은 관광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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