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에 머물러 있는 춘천 관광⋯외국인 방문객 4년 새 6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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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연가’에 머물러 있는 춘천 관광⋯외국인 방문객 4년 새 60% ‘뚝’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 회복 더뎌
    2019년 관광객 수 대비 60% 급감
    남이섬 보유에도 체류형 관광 실패
    중국인 대신 동남아·미국 관광객 유입

    • 입력 2024.01.16 00:09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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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춘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6년여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과거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활황기를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본지가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동통신 데이터(KT·SKT 합계)로 추산한 지난해 춘천 외국인 방문자 수는 45만4000명으로 2022년(13만9000명)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113만8000명)보다 60% 감소한 수준이다. 레고랜드나 유명 카페, 맛집 등 관광지가 더 늘어났는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찾는 사람이 줄어든 셈이다.

    대표적인 관광 성수기인 가을철을 비교해봐도 팬데믹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실제 2019년 10월 한 달간 춘천을 찾은 외국인 방문자 수는 12만9000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에는 6만9000명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강원특별자치도내에서 지난해 춘천과 속초 다음으로 외국인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강릉은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강릉 외국인 방문자 수는 3만1000명으로 2019년(3만6000명)과 비교해 86%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춘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4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지난해 춘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4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더욱 뼈아픈 이유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관광지인 남이섬을 보유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강원지역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보였던 관광지는 남이섬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 남이섬 방문에 그치고 춘천보단 다른 지역으로 회귀했다는 점에서 도심 체류형 관광을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광업계에서는 남이섬 행정구역이 춘천이지만, 가평 관광지로 인식하는 데다 물리적인 거리 탓에 춘천 도심 관광지로 유입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강원지역 ‘유커의 성지’라 불리는 등 춘천 외국인 관광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대폭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까지만 해도 춘천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자 가운데 44%는 중국·홍콩·대만인이었지만, 지난해 27%까지 감소했다. 남이섬을 배경으로 촬영한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에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인 단체 관광에서 명동 겨울연가 테마거리 등 춘천은 필수 코스로 꼽혔다.

    대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미국 관광객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다만, 동남아, 미국 관광객들이 늘어난 이유는 춘천 관광이 주목적이 아닌 한국 여행에서 수도권과 가까운 외곽을 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춘천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크게 늘면서 내국인 관광객들의 빈자리를 일부 채웠지만,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라며 “신년을 맞아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눠 관광객 유치 전략을 세우고 있는 만큼 완전한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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