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설] ‘한국인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춘천을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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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사설] ‘한국인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춘천을 소망하며

    • 입력 2023.12.27 00:01
    • 수정 2023.12.29 06:42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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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대룡산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 대룡산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 (사진=이정욱 기자)

    2024년 청룡의 해, 기대와 소망을 안고 새 아침을 맞는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밝은 내일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에 한껏 가슴 부풀어 오르는 첫날이다. 

     물론 미래가 언제나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 앞에 놓인 작금의 현실 세계는 밝고 고운 색보다 어둡고 흐린 색이 더 강하다. 굳이 좋게 보아주어도 희끄무레한 색이다. 국제적으론 전쟁의 핏빛이 여전하고, 국내 정치계에는 선거를 앞두고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거시경제든 실물경제든 이미 켜진 경제의 붉은 경고등은 새해에도 옅어지지 않고 위기의 단계를 되레 높여가는 모양새다. 지역사회에는 지방소멸·인구소멸과 같은 무시무시한 파도가 모두를 삼킬 듯이 밀려오고 있다. 꼬일 대로 꼬인 모순의 매듭은 어디에서도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사방을 둘러보면 도처에 위험 요인, 불안 요인이 가득하다. 

     그래도 새 달력의 첫 장을 넘기는 이 순간, 우리는 150만 강원특별자치도민, 29만 춘천 시민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고루한 부정의 심리 대신 긍정의 마음을, 상투적 두려움 대신 진취적 기상을 가진다면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과 믿음이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 그중에서도 춘천은 산 곱고 물 맑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생태 도시, 청정 도시, 호반의 도시다. 외지에선 춘천이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청춘과 낭만을 떠올린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그만큼 높다. 춘천을 가리켜 어느 시인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고’ ‘느닷없이 불쑥불쑥 가고 싶은 곳’이라고 노래하지 않던가. 춘천의 아름다운 산수와 천혜의 자연환경은 뭇 사람을 끌어당기는 깊은 매력이 있다. 매력 도시를 살찌우는데 필요한 경제 사회적 기반이 뒷받침된다면 춘천은 ‘한국인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문제는 역시 정치다. 우리나라 지방은 중앙정부의 풍향에 크게 영향받는 취약한 구조다.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지역 경제는 갑자기 활기를 띠거나 반대로 휘청거린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선 중앙의 예산을 더 많이 끌어오기 위한 물량 경쟁에 매달린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2024년 국가 예산안을 놓고 춘천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다”며 대단한 업적인 양 자랑하는 게 그런 사례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중앙만 바라보고, 중앙의 지원에만 매달린다면 진정한 지역 발전은 요원해진다. 지역은 지역이 가진 고유의 기반을 활용해 특색 있는 산업을 만들어내고,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게 내실 있는 지역 정치다. 새해에는 그런 정치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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