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지 않는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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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지 않는 가슴’

    ■ 박영춘 국민의힘 중산층서민경제 부위원장(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 입력 2023.12.06 10:00
    • 기자명 박영춘 국민의힘 중산층서민경제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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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춘 국민의힘 중산층서민경제 부위원장

    ▶ 매순간이 오 마이 갓!

    OMG(Oh My God)! 어머나, 세상에, 이럴 수가! 뭔가 신기하고 놀라고 당황스러울 때, 무언가에 감동 받을 때 누구나 종교에 관계 없이 일상에서 흔히 쓰는 영어 표현이다.

    이 말은 최근 내가 마음속으로 제일 많이 외치는 말이 됐다. 매일 매일 정말이지 신기하고 놀라운, 예상치 못한 만남이나 도움의 손길과 마주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그때마다 진짜 단어의 액면 그대로, 감사한 마음으로 ‘오 나의 하나님(Oh My God)!’을 외친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많지만, 춘천 시민 분들을 만나 뵙는 재미와 기쁨도 쏠쏠하다.

    행사에 다니다 보면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거동이 힘든 노인의 손발이 돼 드리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십시일반으로 돕고, 무료급식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분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경제력, 지위, 나이, 생각의 차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춘천이란 공간에서 만났다는 소중한 인연이 작용해서 서로가 도타운 정을 나누는 것이다. 특별한 것은, 무엇보다 참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고, 형편이 되는 대로 참여하는 것이다.

    ▶ 왜 남을 돕는 것이 기쁠까?

    조금 거창한 질문을 던져본다. 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을 도우며 나누는 것에 기쁨을 느낄까?

    우리는 자본주의와 시장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말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을 강조한다. 근대 경제학을 만든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우리가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술도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라는 정곡을 찌르는 명언을 남겼다. 이기적인 개인의 사적인 영리활동의 추구가 사회 전체의 공적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시장의 본질을 예리하게 설파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원래 국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의 효율성을 믿으라는 경제학적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그 후 사적 이기심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열심히 일하여 자기 가족과 사회의 부를 일구는 자본주의 정신이야말로 가장 정직하고 정의롭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개인의 사회철학으로까지 확대되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철학에서는 선의로 봉사하는 행위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학의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의 대칭 개념으로 ‘보이지 않는 가슴’이란 개념도 나왔다. 보이지 않는 손이 경쟁시장에 존재하는 수요·공급의 힘과 경제적 성취로 작용한다면, 보이지 않는 가슴은 사랑·의무·호혜의 가치를 담은 돌봄 행위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가슴이 이끄는 돌봄 노동,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지 않는 가슴은 시장경제와 국가를 작동시키는 양대 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왜?’ 라는 근본적인 질문

    물론, 경제를 운영하는 원리로 보이지 않는 가슴을 우선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복지제도도, 돌봄 노동도 지속가능하고 성장하는 시장경제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보이지 않는 가슴의 소리를 무시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봉사활동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감정은 유쾌·상쾌·통쾌할 수 있다. 왜?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하려는가? 보이지 않는 손의 합리성을 가로막는 비시장적이고 비자유주의적인 정치를 극복하고, 기업투자와 청년 일자리, 지역경제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춘천을 만드는 것이다.

    요즘은 어떤 자리를 가든지 어떤 분을 만나든지 깨우치는 것이 많다. 내일은 또 어떤 예비해 놓으신 귀인을 만날까? 하루하루를 기대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만남의 순간마다 속으로 덧붙여 외친다. God bless you(하나님께서 당신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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