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의 동의보감] 건강한 겨울나기 ‘늦잠을 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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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의 동의보감] 건강한 겨울나기 ‘늦잠을 자야한다’

    • 입력 2023.11.28 00:00
    • 수정 2023.11.28 15:19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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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한의학의 경전인 ‘황제내경’에는 겨울을 폐장(閉藏, 닫아놓고 간직하라)이라 부릅니다. 이때는 물과 땅이 얼어 양기가 요동하지 못하므로,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뜻을 감춘 듯이 해야 합니다. 또 추위를 잘 피하고 땀을 흘려 기가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데, 만약 이를 어기면 콩팥에 병이 들어 봄이 되면 몸에 활력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사람은 자연의 일부분이므로 자연의 흐름에 맞춰 생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병이 난다는 것입니다. 사회의 법도를 어기면 교도소를 가듯이 생활의 법도를 어기면 그 대가로 병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건강한 겨울을 나기 위한 구체적 섭생법 몇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
    최근 운동이나 야근, 공부, 컴퓨터 게임 등으로 늦은 밤 혹은 새벽까지 불을 켜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지요. 겨울철은 밤이 길고 낮이 짧으므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활동을 줄이는 것이 자연의 이치에 맞게 생활하는 것입니다. 일부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겨울철은 봄, 여름에 비해 일찍 주무시고 조금 늦게 일어나셔야 합니다. 참고로 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 땀을 내거나 기운을 너무 빼지마라
    겨울철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충전하는 계절로, 찜질방이나 사우나 혹은 과도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내거나 장거리 여행 등으로 기운을 소모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땀이 열 방울이면 피가 한 방울이라고 합니다. 흔히 쓰는 ‘피땀 흘린다’는 말처럼 피와 땀은 같은 것입니다. 특히 겨울철에 과도하게 땀을 내면 피를 소모시켜 피부건조증이나 가려움, 탈모, 빈혈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여성분들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물론 실내에서 가벼운 맨손체조나 햇볕이 따뜻한 낮에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살짝 내는 것은 괜찮습니다. 봄철에 이유 없이 맥이 없고 쉽게 졸리고 입맛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을 흔히 춘곤증이라 하는데 춘곤증은 바로 겨울철에 과한 운동으로 기운을 충천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겨울철 과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과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셋째. 너무 덥게 생활하지 마라.
    한의학에서는 전염병이나 독감 등의 원인을 계절과 맞지 않는 기후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여름에는 응당 더워야 하나 서늘하고, 겨울에는 응당 추워야 하나 도리어 따뜻하면 독감이나 전염병이 발생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우리 스스로가 이러한 환경을 만들고 있지요. 즉 지나친 냉난방으로 여름을 너무 시원하게 지내고 겨울을 여름같이 지내게 되는데 이것이 면역력이나 저항력을 떨어뜨려 독감이나 전염병 같은 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독감이나 전염병은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닌가요?”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바이러스는 늘 자연 속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면역력입니다. 쉽게 말해 도둑(바이러스)은 늘 설치고 다니기 마련이므로 튼튼한 담(면역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담이 튼튼해야 병에 걸려도 가볍게 앓고 쉽게 넘어갑니다.

    끝으로 겨울철 감기 예방과 면역력 증진에 좋은 음식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대파입니다. 대파 중에 특히 밑에 흰 부분을 ‘총백’이라 하는데 동의보감에 감기나 독감에 약을 구할 수가 없으면 총백을 술에 넣어 우려먹으면 좋다고 하였습니다. 소주에 고춧가루 타 먹으면 감기가 낫는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아마 이 이야기가 와전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또 대파는 시들어도 흙에만 닿으면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과 맵고 따뜻한 성질이 있어 추위를 이기고 찬바람만 쏘이면 코가 막히는 비염에도 도움이 됩니다. 점점 쌀쌀해지는 요즘 대파로 국이나 찌개를 끓여 드시고 감기와 추위를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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