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현실, 찬란한 기억으로 살길”⋯ 이재복 개인전 ‘찬란한 순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힘든 현실, 찬란한 기억으로 살길”⋯ 이재복 개인전 ‘찬란한 순간’

    이재복 개인전 ‘찬란한 순간’ 개나리미술관서
    지난해와 올해 신작 등 아크릴회화 30여점
    찰나의 기억들을 캔버스에 집적하듯 표현

    • 입력 2023.11.03 00:00
    • 기자명 한승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복 개인전 ‘찬란한 순간’이 오는 12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려 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사진=개나리미술관)

     

    “당신의 찬란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고통의 연속인 삶에 위로를 전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가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 살고 있지만, 누구나 찬란했던 순간이 있다고 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재복 작가의 개인전 ‘찬란한 순간’이 오는 12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이 작가가 지난해 작업한 작품 10여점과 올해 신작 20여점 등 30여점의 아크릴 회화 작품이 걸린다. 

    이 작가는 2021년 모든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해 하나의 형태나 현상으로 고정되어있지 않다는 의미의 ‘제행무상’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가졌다. 작품에는 모든 존재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영원한 것이 없다는 깨달음이 담겼다. 이후 작가는 ‘바로 여기 지금’의 순간들을 회화적 방식으로 붙잡아두려는 반복적인 노력을 펼쳤다. 

    찰나의 기억들을 집적하기 위한 그간의 작가의 시도가 이번 전시에 담겼다. 작가에게 기억은 분절된 파편으로 존재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간 속 대상들은 다수의 색면으로 재해석된다. 무수한 색면은 한순간도 같을 수 없는 시간 속 존재를 증명하며 화폭은 흘러내리는 질감으로 채워진다. 

    작가는 “스스로 인지하고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어쩌면 지금은 사라져 과거와 미래만 존재하게 될지 모른다”며 “지금 순간을 인식하려면 날카롭게 깨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재복 작 ‘찬란한 순간(Brilliant moment) no.4‘
    이재복 작 ‘찬란한 순간(Brilliant moment) no.4‘

     

    분리되고 조각난 단서들은 완결된 연속성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불분명한 형태로 재구성되는 모습을 한다. 전시작들은 위장(camouflage)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배경 속에 사물들이 숨어있는 듯 모호한 형태를 하고 있다. 어릴 적 갖고 놀았던 장난감이나 크리스마스 트리, 반짝이는 구슬 등 화면 속 사물들은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듯 순간에 녹아들며 주변 환경과 동화된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대표는 “걱정과 근심, 불안정한 미래 등 힘든 삶으로 가득한 삶이지만 우리는 잠깐이나마 반짝이는 순간에서 행복을 발견한다”며 “그 순간들이 머무는 달콤한 작가의 숲속을 거닐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