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제철 음식] 당뇨에 좋다는 ‘얌빈’⋯춘천에 농장만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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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제철 음식] 당뇨에 좋다는 ‘얌빈’⋯춘천에 농장만 6곳

    기후 변화로 춘천에서도 아열대 작물 재배
    장대관 대표, 10년 전 얌빈(히카마) 시작해
    혈당 조절에 효과, 피부 관리에도 탁월
    배와 무를 닮은 맛, 한식 재료로도 활용

    • 입력 2023.10.03 00:01
    • 수정 2023.10.08 00:14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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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가를 응원하고자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과 손잡고 춘천의 제철 농산물과 영농인을 소개합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더 쉽게 ‘로컬푸드’를 맛볼 수 있는 제철 농산물 활용 레시피도 알려 드립니다.>

    기후 위기를 겪으며 농작물 지도가 급변하고 있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를 보이는 춘천에서는 아열대 작물 재배가 본격화됐다. 몇 년 사이 동남아나 중국 남부지역에서 많이 먹는 공심채, 고수, 줄콩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었다. ‘히카마’로도 불리는 ‘얌빈’ 역시 춘천에서 재배가 시작한 지 이제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얌빈은 중앙아메리카 원산지인 덩굴성 뿌리채소로 주로 아열대 기후인 동남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섬유소가 풍부하고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을 함유하고 있어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준다.

     

    수확을 앞둔 춘천 동내면 깍두기농장의 얌빈(히카마). (사진=권소담 기자)
    수확을 앞둔 춘천 동내면 깍두기농장의 얌빈(히카마). (사진=권소담 기자)

     

    국내에선 동남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늘어나며 점차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려졌고, ‘세계 20대 건강식품’으로 당뇨에 효과적이라고 입소문을 타며 소비가 늘어난 농산물이다. 미백 효과가 있어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되는 만큼, 얌빈을 갈아 팩으로 활용하면 피부 관리에도 탁월하다.

    얌빈의 겉모습은 다소 생소하지만, 아삭하고 상큼한 식감으로 배와 무 사이의 맛을 내기 때문에 한식 재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생으로 먹어도 좋고 샐러드, 육회 고명, 동치미, 국물 요리 등에 쓰인다. 춘천에서는 얌빈을 5월 초에 심어 늦어도 9월 중순쯤 수확한다. 마트에서 제철의 얌빈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오직 10월까지다.

    ▶엔지니어 출신 농부의 두 번째 인생

    장대관(50) 깍두기농장 대표는 10년 전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전산 엔지니어로 일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는 얌빈을 만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10년 전 처음으로 춘천에 히카마 재배를 시작했고, 고군분투하며 재배 방법을 연구해왔다.

    장 대표를 시작으로 현재 춘천에는 6개 농가에서 얌빈을 생산하고 있다. 2020년엔 ‘춘천 히카마 작목반’이 결성돼 장대관 대표가 작목반장을 맡았다. 깍두기농장의 3300㎡(약 1000평)을 포함해 춘천 내 얌빈 재배 면적은 1만6500㎡(약 5000평)에 달한다.

     

    엔지니어 출신의 장대관(50) 깍두기농장 대표는 10년 전 얌빈을 만나며 농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사진=권소담 기자)
    엔지니어 출신의 장대관(50) 깍두기농장 대표는 10년 전 얌빈을 만나며 농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사진=권소담 기자)

     

    깍두기농장의 철칙은 ‘관행 농사’를 하지 않는 것. 새로운 시도와 연구 없이 기존 농법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장대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깍두기농장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퇴비와 천연 한방 효소를 사용한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밭에서 갓 수확한 얌빈을 세척 과정 없이 껍질만 벗겨내고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우직한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장 대표는 농촌진흥청의 ‘강소농’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역의 다른 농부들이 농장 견학을 하기도 하고, 얌빈을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알리기도 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얌빈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장 대표의 노력이다.

    장대관 깍두기농장 대표는 “농약 없이 미생물 발효 효소와 해조류 추출물 등 친환경 성분으로도 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당뇨 관리에 탁월한 얌빈(히카마)의 인지도가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얌빈 냉장고에 넣지 마세요

    얌빈을 구매할 때는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크기가 작은 것을 고르는 게 좋다. 같은 크기라면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좋다. 최근 시장에선 얌빈과 히카마라는 단어가 혼용되고 있는데 모두 같은 작물이다. 일부에선 ‘멕시코 감자’라고도 불리지만, 이는 콩과에 속하는 얌빈의 특성과는 거리가 먼 이름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별칭이다.

    얌빈은 수분이 많아 냉장 보관하면 안 된다. 습기가 없고 15도 이상의 그늘진 상온에서 보관해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 넣거나 수분이 많은 곳에 두면 갈변되면서 상할 수 있다.

     

    얌빈의 껍질을 벗기면 흰색의 알맹이가 드러난다. 껍질에는 복통 유발 성분이 있으므로 꼭 제거하고 섭취해야 한다. (사진=권소담 기자)
    얌빈의 껍질을 벗기면 흰색의 알맹이가 드러난다. 껍질에는 복통 유발 성분이 있으므로 꼭 제거하고 섭취해야 한다. (사진=권소담 기자)

     

    주의할 점은 섭취할 때 얌빈의 ‘알맹이’만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얌빈의 껍질에는 복통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먹는 것은 얌빈의 뿌리 부분이고, 여기엔 영양 성분이 가득하지만 줄기와 잎, 열매는 가열하면 독성이 더 활성화되니 유의해야 한다. 물론 소매에서 판매하는 얌빈은 줄기 부분이 모두 제거된 상태로 유통된다. 열매(콩) 부위엔 천연 살충제 성분인 ‘로테론’이 있는데, 일부 농가에서는 멧돼지와 고라니를 쫓을 용도로 밭의 테두리에 얌빈을 심기도 한다.

    ▶한식에 잘 어울리는 얌빈

    얌빈은 배와 무를 사용하는 음식이라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다. 생으로 먹으면 수분이 많아 아삭하고 은은한 단맛이 난다. 무보다 부드러워 이가 좋지 않은 고령층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얌빈을 활용한 골뱅이 회무침이나 겨자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도 별미다.

     

    무 대신 얌빈을 활용한 골뱅이 무침. (사진=정옥순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강소농현장지원단 전문위원)
    무 대신 얌빈을 활용한 골뱅이 무침. (사진=정옥순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강소농현장지원단 전문위원)

     

    무 가격이 비쌀 때는 얌빈으로 깍두기를 만들어도 맛이 좋다. 깍두기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얌빈 3개를 준비하고 껍질을 벗긴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소금을 뿌려 30분 정도 절인 후 고춧가루 2컵, 다진마늘 1큰술, 멸치액젓 반컵, 매실청 2큰술, 대파와 쪽파를 넣은 양념에 재운다. 통깨를 뿌려 용기에 담고 하루 정도 실온에 두고 숙성시키면 완성.

    집에서 가장 간편하게 얌빈을 활용하는 방법은 바나나, 우유와 같이 갈아 먹는 것이다. 아침 식사로 먹으면 포만감이 있어 든든하고 변비에도 좋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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