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파크’ 뜨고 학곡지구 부상⋯춘천 아파트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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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리파크’ 뜨고 학곡지구 부상⋯춘천 아파트 지각변동

    도시 계획 및 아파트 건설에 따라 주거지 변화
    신축 아파트 들어선 온의‧삼천, 학곡지구 부상
    녹지 공간 풍부하고 대단지 효과 커 수요 집중
    도청 이전에 배후 주거지역으로 학곡지구 부상

    • 입력 2023.10.04 00:02
    • 수정 2023.10.11 00:0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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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중규모 도시 춘천에서 신축 아파트 건설은 지역의 주거 지형을 바꾸는 큰 사건이다. 1980년대에는 후평동이, 1990년대 이후엔 퇴계동으로 인구가 몰렸던 이유기도 하다. 2020년대 들어선 연이은 아파트 개발로 온의‧삼천동과 동내면 학곡지구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춘천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두 곳의 미래를 전망한다. <편집자 주>

    ▶ 2020년대 주거의 중심 온의‧삼천동

    춘천의 주거 지형도는 시대별 도시계획에 따라 달라졌다. 1980년대에는 후평동이 춘천을 대표하는 주거지역이었다. 당시 대규모 택지 조성 사업이 이뤄지며 ‘주공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1990년대 들어서는 퇴계동과 석사동이 개발되며 신시가지로 조성됐다. 이 시기 퇴계동과 석사동에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며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동내면 거두리, 동면 만천리‧장학리, 우두동 등이 주거단지로 재편됐다. 2010년대 후반엔 퇴계동에 강원도내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e편한세상 한숲시티(2835세대)가 들어서며 춘천 내 주거지형을 바꿨다.

    2020년대 들어 춘천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은 온의동과 삼천동이다. 2013년 법정동인 온의‧삼천‧칠전‧송암동을 관할하는 강남동의 인구는 1만4928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8월 기준으론 2만5728명이 거주하고 있다. 10년 만에 1만800명(72.3%)이 늘어난 것이다.

     

    온의동은 공지천과 의암호가 가까워 녹지 공간이 풍부하다. (사진=이정욱 기자)
    온의동은 공지천과 의암호가 가까워 녹지 공간이 풍부하다. (사진=이정욱 기자)

     

    2015년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993세대)를 시작으로, 2020년 파크자이(965세대), 2021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1556세대), 2022년 센트럴타워 푸르지오(1175세대) 등이 연이어 입주했다. 2024년엔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99세대), 2026년엔 레이크시티 아이파크(874세대)도 올라간다.

    온의동과 삼천동은 의암호와 공지천이 가깝다. 녹지가 풍부하고 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이 많아 춘천에서 ‘살기 좋은 동네’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영화관을 걸어서 갈 수 있고, 시외버스터미널과 남춘천역 등 서울로 가는 교통여건은 최대 강점이다.

    같은 동에 스타벅스 매장이 2곳이나 들어섰다는 점도 이 동네의 가치를 짐작케 한다. 스타벅스는 철저한 상권 분석에 따라 입지를 선정해 상권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건물에 입점되면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고 건물 가치도 자연스레 효과를 낸다고 해서 이른바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으로도 불린다.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쓰리파크’

    온의동과 삼천동의 신축 단지는 ‘좋은 아파트’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인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아파트 단지가 쑥쑥 올라가며, 삼천동에 초등학교를 신설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학교를 세우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온의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삼천동 파크자이에서는 남춘천초로 배정이 이뤄지는데, 이 단지에서 학교까지는 도보로 20분 이상이 걸린다. 춘천지역 대표 학원가인 석사동 스무숲 사거리와의 거리도 멀다. 차로는 10분이지만 도보로는 1시간 이상이 걸린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들어선 온의동과 삼천동 일대. (사진=이정욱 기자)

     

    학군이 약점이긴 하지만,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들어서면서 ‘파크 삼형제’가 모여 있는 온의동과 삼천동은 최근 춘천 아파트 시장을 이끄는 ‘대장주’로 뜨고 있다.

    아파트 가격만 봐도 파크 삼형제는 이미 춘천의  ‘강남급’으로 통한다. 온의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지난달 84㎡형에서만 7건의 매매가 이뤄졌는데 대부분 5억원 중반대로 거래됐다. 84㎡ C형 11층의 경우 5억9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상대적으로 층수가 낮은 84㎡ A형 4층 세대도 이달 들어 5억4500만원에 매매돼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삼천동 파크자이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팔린 84㎡형 실거래가가 모두 5억원 이상이었다. 최근 분양한 삼천동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고가는 84㎡ A형 30층으로 5억8954만원에 거래돼 조만간 6억원대 거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의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온의동과 삼천동의 아파트 단지 3곳의 세대수를 합치면 3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거단지”라며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가 부족한 춘천지역 상황에서 이 정도의 인구 규모로 인해 만들어지는 편의시설과 정주 여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청 이전으로 학곡지구 부상

    강원특별자치도청이 동내면 고은리로 이사가면서 학곡지구와 다원지구는 복합행정타운을 잇는 삼각 벨트의 축으로 떠올랐다. 토지 보상부터 개발까지 시간이 필요한 다원지구와 달리 학곡지구에 들어설 아파트는 이미 분양 절차가 끝났다.

    학곡지구에는 내년 10월 입주하는 민간 분양 아파트 모아엘가 그랑데(762세대)와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모아엘가 비스타(784세대), 2025년 10월 입주 예정인 중해마루힐 포레스트(1114세대)가 한창 건설 중이다. 3개 단지가 입주를 끝내면 한숲시티를 잇는 2700세대 규모의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된다.

    고속도로가 가까워 홍천, 원주, 횡성 등 인근 지역으로의 통근 수요가 탄탄하고, 복합행정타운 배후 주거지역으로서의 잠재 수요도 생겨났다. 한동안 잠잠하던 모아엘가 그랑데 분양권 거래도 살아나고 있다. 84㎡형에서만 지난달 7건의 분양권 거래가 성사됐고, 이달에도 9건의 거래가 추가됐다. 지난달에는 84㎡ A형 18층이 4억917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동내면 학곡지구는 강원특별자치도청 고은리 이전 확정 이후 배후 주거지역으로 부상했다. (사진=MS투데이 DB)
    동내면 학곡지구는 강원특별자치도청 고은리 이전 확정 이후 배후 주거지역으로 부상했다. (사진=MS투데이 DB)

     

    학곡지구도 아직 초등학교 숙제를 풀지 못했다. 학곡지구 활성화를 위해 지구 내 학교 유치가 필요하다는 춘천시와 학교 신설을 위한 세대수 부족을 우려하는 도교육청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학교가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학곡지구 학생들은 도보 40분, 차로 7분이 걸리는 퇴계동의 성원초로 통학해야 한다.

    춘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당분간 학곡지구에 초등학교 신설이 안 된다고 해도 건설사 측에서 통학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실거주에 큰 불편함을 없을 것”이라며 “분양 초기에는 학곡지구가 옛 화장장 부지라는 거부감이 일부 있었으나, 최근엔 도청 이전이라는 호재와 고속도로가 가깝다는 장점이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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