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악성 민원에 시달린 춘천시⋯육동한 “공무원 수모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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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단체 악성 민원에 시달린 춘천시⋯육동한 “공무원 수모당했다”

    춘천서 육견협회와 동물단체간 마찰 사태
    시에 동물단체 추정 항의 민원 쇄도
    폭언, 항의 게시글 도배
    동물단체 전 대표 구속
    시, 불법 도견장 전수 조사 착수

    • 입력 2023.09.13 00:02
    • 수정 2023.09.22 08:10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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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동한 춘천시장이 최근 동물보호단체의 시에 대한 항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도견장 문제가 터져 공무원들이 수난을 굉장히 많이 당했다. 이들이 보호받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동물단체의 시위 행위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최근 춘천시청이 개 식용 금지에 반대하는 대한육견협회와 동물보호단체와의 마찰 과정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린 일을 두고 얘기를 꺼낸 것이다.

    사건은 지난달 18일 동물보호단체가 경찰과 시에 ‘춘천 한 도축장에서 개 30여마리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냉동 탑차가 발견됐다’는 내용을 신고하며 시작됐다.

    당시 케어·와치독 등 동물권단체는 춘천시에 지역 내 불법 개 도살장과 개 농장 단속·행정 처분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시청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개 도살을 막아달라”는 식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일부는 전화로 폭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도 짧은 시간에 수백여개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시는 이같은 민원이 춘천시민이 아닌 동물단체의 집단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게시판에 올라온 글 작성자의 대부분은 이례적으로 춘천시민이 아닌 타 지역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동물단체도 개 도살을 막는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이런 사실을 알리는 사진에 시청 담당부서 연락처를 적어 전화민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11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육동한 춘천시장이 11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춘천시 관계자는 “시 홈페이지에 나온 전화번호로 한꺼번에 수십통의 전화가 걸려와 폭언을 하기도 했고, 국민신문고와 시 민원 게시판에 수백개의 게시물을 올렸다. 심지어 아무 상관없는 시 행사 홍보 게시물에까지 도견장에 대한 항의 내용을 작성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육 시장은 “우리도 (대응에) 부족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번 문제가 발생한 2~3주간 공무원들이 겪은 고통과 수모를 말로 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원이 들어왔던 도견장에 대해 시는 지난주까지 총 5곳의 불법 도견장을 발견해 조치했으며, 발견된 곳을 포함해 이런 업장이 모두 8~10곳가량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며, 법 위반 행위에 엄중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박소연 전 케어 대표(사진=연합뉴스)
    박소연 전 케어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지난 6일 대한육견협회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박 전 대표 이날 오후 4시50분께 춘천시청 앞에서 형사기동대 차량 앞을 소주병을 들고 막아서는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시청 앞에서는 대한육견협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다. 협회는 기자회견에서 “동물권단체 케어는 불법을 고발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 감성마케팅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국민 대사기극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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