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 춘천시장이 최근 동물보호단체의 시에 대한 항의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도견장 문제가 터져 공무원들이 수난을 굉장히 많이 당했다. 이들이 보호받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동물단체의 시위 행위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최근 춘천시청이 개 식용 금지에 반대하는 대한육견협회와 동물보호단체와의 마찰 과정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린 일을 두고 얘기를 꺼낸 것이다.
사건은 지난달 18일 동물보호단체가 경찰과 시에 ‘춘천 한 도축장에서 개 30여마리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냉동 탑차가 발견됐다’는 내용을 신고하며 시작됐다.
당시 케어·와치독 등 동물권단체는 춘천시에 지역 내 불법 개 도살장과 개 농장 단속·행정 처분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시청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개 도살을 막아달라”는 식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일부는 전화로 폭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도 짧은 시간에 수백여개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시는 이같은 민원이 춘천시민이 아닌 동물단체의 집단행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게시판에 올라온 글 작성자의 대부분은 이례적으로 춘천시민이 아닌 타 지역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동물단체도 개 도살을 막는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이런 사실을 알리는 사진에 시청 담당부서 연락처를 적어 전화민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시 홈페이지에 나온 전화번호로 한꺼번에 수십통의 전화가 걸려와 폭언을 하기도 했고, 국민신문고와 시 민원 게시판에 수백개의 게시물을 올렸다. 심지어 아무 상관없는 시 행사 홍보 게시물에까지 도견장에 대한 항의 내용을 작성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육 시장은 “우리도 (대응에) 부족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번 문제가 발생한 2~3주간 공무원들이 겪은 고통과 수모를 말로 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원이 들어왔던 도견장에 대해 시는 지난주까지 총 5곳의 불법 도견장을 발견해 조치했으며, 발견된 곳을 포함해 이런 업장이 모두 8~10곳가량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며, 법 위반 행위에 엄중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대한육견협회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박 전 대표 이날 오후 4시50분께 춘천시청 앞에서 형사기동대 차량 앞을 소주병을 들고 막아서는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시청 앞에서는 대한육견협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다. 협회는 기자회견에서 “동물권단체 케어는 불법을 고발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 감성마케팅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국민 대사기극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