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익의 교육만평] 돌봄의 미래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최광익의 교육만평] 돌봄의 미래

    • 입력 2023.09.13 00:00
    • 기자명 최광익 책읽는 춘천 공동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광익 책읽는 춘천 공동대표
    최광익 책읽는 춘천 공동대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 출생아 총수는 24만9000명이었다. 70년대 100만명대에서 2000년 초반까지도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불과 20년 만에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세계 각국도 출생아수가 줄고 있지만 베트남 100만명 일본 80만명대는 그래도 우리보다 형편은 나아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60조원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주거문제, 사교육비, 출산육아환경, 여성의 경력단절,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하다. 얼마 전까지 육아와 교육에 드는 경제적·정서적 부담은 온전히 핵가족화된 가정의 몫이었다. 다행히도 2004년 사육비 경감을 위해 ‘초등 저학년 방과후교실’로 시작된 돌봄사업은 현재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보건복지부의 ‘다함께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 사업으로 확대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강원도에는 391실의 초등학교 돌봄교실, 25개소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35개소의 다함께돌봄센터, 172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은 1, 2학년 저학년을 대상으로 부모 취업 여부, 연령, 소득 등의 조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초등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지역아동센터는 18세 미만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가구소득기준으로 이용자격을 제한한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월 10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이중 초등돌봄교실은 2017년 학부모가 선정한 ‘가장 잘한 국가정책 1위’로 선정되었으며,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이 이용했다.

    돌봄서비스는 서로 다른 부처에서 각각 운영됨에 따라 중복된 서비스가 많고, 산발적 운영으로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돌봄서비스의 가장 큰 쟁점은 그 주체가 누구여야 하는가다. 학부모들은 교육기관인 학교가 시설과 환경 면에서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학교내 돌봄서비스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 구성원들은 학교는 이미 본질적인 교육업무가 있으며 부가적인 돌봄서비스는 업무 과중을 초래한다고 생각한다. 돌봄의 주체가 지자체가 될 경우, 지자체는 직영보다 위탁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설 및 환경 미비, 고용불안으로 이어져, 결국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란도 있다. 

    앞으로 돌봄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변화해야 하며, 각 지역 실정에 부합하는 형태로 운영되어야 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미래 돌봄은 지자체가 주관하고 학교 건물을 활용한 돌봄서비스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특별시 중구의 사례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중구 내 모든 공립초등학교의 돌봄교실은 중구청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는 공간을 대여할 뿐 총체적인 책임관리는 중구청이 담당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별도의 보안관을 배치하고 야간돌봄까지 실시하여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 운영되는 화천군의 사례도 모범이 될 만하다. 화천군은 화천초등학교 내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신축하여 돌봄서비스 관련 교실, 키즈카페, 키즈체육관, 장난감대여소, 창의독서실, 조리실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화천군은 전국 처음으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학교내 온종일돌봄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결국 학교공간을 활용한 지자체 주관의 온종일 돌봄이 미래의 대안으로 보인다. 현재 할 일은,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례를 본보기 삼아, 중복되고 산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돌봄사업을 단일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정부 표어가 말에 그치지 않았으면 싶다.

     

    최광익 필진 소개

    - 책읽는춘천 공동대표
    - 前 화천중·고등학교 교장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