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제철 음식] 마요네즈 먹인 ‘가을 가지’, 환상의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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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제철 음식] 마요네즈 먹인 ‘가을 가지’, 환상의 맛이죠

    10월 말 서리 내리기 전까지 가지 제철
    생장 느리지만 밀도 있게 자라 단단해져
    모양 곧고 매끈하며 색깔 진해야 최상품
    토마토와 볶거나 스테이크 조리법 인기

    • 입력 2023.09.10 00:01
    • 수정 2023.09.15 09:0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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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가를 응원하고자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과 손잡고 춘천의 제철 농산물과 영농인을 소개합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더 쉽게 ‘로컬푸드’를 맛볼 수 있는 제철 농산물 활용 레시피도 알려 드립니다.>

    춘천 서면은 토양이 비옥해 맛 좋은 감자와 배추가 많이 난다. 상대적으로 재배 규모가 작아 잘 알려지지 않은 서면의 특산물이 있으니, 바로 ‘가지’다.

    낮에는 햇빛이 여전히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요즘은 그야말로 가지 제철이다. 가지는 보통 6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출하된다. 높은 기온으로 농작물이 하루에 1㎝씩 자라는 여름철보다는, 조금씩 천천히 밀도 높게 자라는 초가을이 가장 맛있는 계절이다. 10월 말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가지 출하도 끝난다.

    ▶마요네즈‧설탕 먹고 자란 가지

    변경실(53)씨는 30여 년 전 결혼하며 남편 최승국(63)씨의 고향인 춘천에 정착했다. ‘서울 아가씨’는 그렇게 베테랑 농사꾼이 됐다. 가지 농사를 시작한 지는 15년째. 올해는 가지 2650㎡(약 800평)에 무와 벼농사도 함께 하고 있다.

    변씨가 생산하는 ‘춘천산’ 가지는 도매상들이 선호하는 ‘최상품’이다. 모양이 곧고 매끈하며, 색이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진하기 때문이다. 모양이 굽은 가지의 경우 말려서 건나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가지로만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다.

     

    색이 검은색에 가깝게 진하고 곧은 모양을 가진 가지를 골라야 한다. (사진=권소담 기자)
    색이 검은색에 가깝게 진하고 곧은 모양을 가진 가지를 골라야 한다. (사진=권소담 기자)

     

    고품질의 가지를 생산하는 비결은 바로 설탕과 마요네즈다. 화학 비료를 최소화하고 사람이 먹는 식재료를 가지에 뿌리는 친환경 농법이다.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당이 생산되는데, 재배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설탕을 가미해 작물에 활력을 주는 방식이다.

    또 마요네즈를 물에 섞어 작물에 뿌려 친환경적으로 병충해를 관리한다. 이렇게 ‘난황유 농법’을 활용하면 양분 흡수를 활발하게 해 품질 좋은 가지를 생산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가지 나무 한 그루에서 150개 정도의 가지를 생산하는데, 변 대표는 이런 신개념 농법과 철저한 관리를 바탕으로 한 그루에서 300개 이상의 가지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

    변씨는 “사람이 피부에 로션을 바르는 것과 똑같이 농작물에도 설탕이나 마요네즈를 주면 코팅이 되며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며 “친환경으로 시간을 들여 재배하면 신선도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 서면에서 가지 농사를 짓는 변경실(53)씨가 가지 고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 서면에서 가지 농사를 짓는 변경실(53)씨가 가지 고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가지, 냉장 보관하지 마세요

    변씨는 구매 이후, 가정에서 가지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의 온도 변화로 인해 오히려 빨리 시들 수 있다. 대신 가지를 신문지에 싼 후 수건에 물을 살짝 적셔 덮은 다음 그늘에서 보관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가지는 수분이 날아가면서 시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관하면 최소 일주일은 싱싱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가지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말려서’ 먹으면 된다. 요즘같이 볕이 좋고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햇빛에서 일주일 정도 말리면 식감이 좋은 ‘건가지’가 완성된다. 건가지는 생것으로 먹을 때보다 더 달고 식이섬유가 많다. 물로 끓여 먹을 수도 있고, 가지탕수 재료로도 적절하다.

    ▶새로운 조리법 시도해 볼까

    가지는 열량이 낮고 수분이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좋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지방질을 흡수하고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며 심장질환‧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뇨 효과가 있어 몸이 잘 붓는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가 섭취해도 몸에 좋다.

    삼겹살을 먹을 때 함께 구워 먹거나 된장찌개 재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집밥 단골 메뉴인 가지볶음에서 벗어나 가지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지토마토볶음>

    일반적인 가지볶음에서 간단한 변주를 준 조리법이다. 방울토마토 5알을 반으로, 가지와 애호박은 동그랗게 잘라준다. 양파 반개와 파프리카 3분의 1을 사각으로, 마늘 3알은 편으로 썬다. 달군 팬에 재료를 구운 뒤 채소가 익으면 들기름 2큰술, 간장 1큰술, 소금 4분의 1작은 술, 후추를 넣어 만든 양념을 넣어 볶는다. 이때 일반 프라이팬 대신 그릴 팬에 채소를 구우면 모양도 예쁘고 단맛이 강해진다.

     

    된장소스로 맛을 낸 가지 스테이크. (사진=농촌진흥청)
    된장소스로 맛을 낸 가지 스테이크. (사진=농촌진흥청)

     

    <가지스테이크>

    가지볶음은 ‘집밥’의 대명사격인 반찬이지만, 특유의 흐물흐물한 식감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 가지를 활용하고 싶다면 ‘구워서’ 먹으면 된다.

    가지스테이크는 볶거나 조림으로 했을 때와는 다른 식감이 특징이다. 가지 1개를 길게 반으로 갈라 ‘#’ 모양으로 칼집을 넣는다. 중간 불로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둘러 가지를 앞뒤로 노릇하게 구운 다음, 칼집을 낸 부분에 된장 2큰술, 맛술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참깨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양념이 배도록 살짝 더 굽는다. 완성된 요리에 샐러드를 곁들여도 궁합이 좋다.

    <생 모차렐라 가지구이>

    서구에서는 라자냐 재료로 쓰는 만큼, 가지는 치즈와 궁합이 좋다. 가지 1개를 길고 얇게 썰어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을 뿌려 팬에 굽는다. 오븐이 있다면 가지 슬라이스 두 장 정도는 바싹하게 구워 가니쉬(음식물 장식)로 활용한다. 생 모차렐라 치즈 100g을 1㎝ 두께로 잘라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구운 가지와 치즈를 번갈아 쌓은 뒤 소금과 후추, 바질을 뿌리면 완성된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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