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비운 세상을 만난다⋯춘천민예총 ‘흑백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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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을 비운 세상을 만난다⋯춘천민예총 ‘흑백사진전’

    춘천민예총 사진협회, 흑백사진전
    19명 작가 개성 담은 38점 선보여
    색의 부재 속 작품 주제 강조 눈길

    • 입력 2023.09.01 00:01
    • 수정 2023.09.04 18:25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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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승미 기자)
    2023 춘천민예총 사진협회전이 31일 춘천 문화공간 역에서 개막,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사진=한승미 기자)

     

    세상을 향한 예리한 시선이 흑백 프레임 속에 담겼다.

    2023 춘천민예총 사진협회 사진전이 지난달 31일 춘천 문화공간 역에서 개막해 오는 6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창립한  사진협회의 두 번째 전시회다. 첫 전시가 회원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한곳에서 선보이는 자리였다면, 올해 전시는 하나의 ‘흑백사진’이라는 기획 아래 완성된 작품들을 전시한다. 

    협회가 이번 주제를 ‘흑백사진’으로 정한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이미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흑과 백 두 가지 색만으로 표현되는 사진은 세상을 가장 단순하게 보여주는 듯 하지만 오히려 선과 모양, 질감 등을 더욱 강조하며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단체전임에도 흑백사진만을 모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사진작가들은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을 고루 작업하는 편이지만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는 전시에서 흑백사진만을 전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기획성이 돋보이는 또다른 점은 표구 방식을 통일했다는 점이다. 사진작품은 인화지와 액자까지 작업의 한 과정이라고 볼 정도로 표구에 민감한데 이를 모두 통일하는 결단을 내렸다. 인화지는 무광으로 선택하고 액자는 검은색으로 통일해 관람객의 감상 몰입도를 높였다. 이 같은 통일감 속에서 작품의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유관선(사진 오른쪽) 춘천민예총 사진협회장과 오일주 사진가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유관선(사진 오른쪽) 춘천민예총 사진협회장과 오일주 사진가가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회에는 협회 회원 19명이 참여해 1년여간 포착한 자신만의 시각을 공유한다. 전시작 38점 모두 두 가지 색으로만 표현됐지만 촬영 장소와 피사체, 촬영 기법은 모두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흑백의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선명도를 끌어올리는가 하면 어떤 작가는 피사체 간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감상을 강조한다.

    색의 부재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흑백사진 속 흰 꽃잎의 실제 색깔이 무엇일지, 바닷가나 녹음의 색이 얼마나 선명할지에 대한 상상은 독자의 몫이 된다. 

    유관선 춘천민예총사진협회장은 사진작가의 “색이 없다고 해서 전달되는 감정의 깊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우리 자신의 관점을 통해 세상을 생각하고 해석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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