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축제 끝난 의암호, 쓰레기 둥둥 ‘아수라장’⋯시민이 나서 치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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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 축제 끝난 의암호, 쓰레기 둥둥 ‘아수라장’⋯시민이 나서 치우기도

    24일 막 내린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
    나흘 지나도 행사 폐기물 그대로 방치
    일부는 이미 의암호 속으로 빠지기도
    시·조직위 방관하는 사이 시민이 나서

    • 입력 2023.08.29 00:02
    • 수정 2023.09.04 00:0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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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태권도 문화 축제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지만, 며칠간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일대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행사 후 관리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다 못한 일부 시민이 직접 환경 정화 작업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4일 2023 강원·춘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가 폐막한 뒤 송암스포츠타운과 의암호 일대에 쓰레기가 방치돼 주말 나들이를 나섰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춘천시와 축제 조직위가 제때 치우지 않는 사이, 바람에 날린 생활 쓰레기와 행사장 설치에 사용했던 폐기물이 호수에 빠지기도 했다.

     

    강원·춘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가 의암호 위를 떠다니고 있다. (사진=이원도 씨 제공)
    강원·춘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의암호 위를 떠다니고 있다. (사진=이원도 씨 제공)

     

    이 같은 상황은 축제가 끝나고도 4일이나 넘게 방치됐다. 보다 못한 춘천시민 이원도(55) 씨는 자발적으로 행사장 주변 쓰레기 치웠다. 이 씨는 평소에도 호수에서 카누를 타며 의암호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씨는 수상 경기장 위에서 플라스틱 생수병 외에도 목장갑, 스프레이 래커, 전선, 케이블 타이, 나무판자 등을 발견해 치웠다. 27일 오후 수거한 쓰레기만 100ℓ 봉투 4개에 달한다. 일부 무거운 폐기물은 이미 호수 안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호수로 버려진 플라스틱 등 폐 자재다. 이미 물에 빠져 가라앉은 쓰레기는 건져내지도 못하는데 물속에서 플라스틱이 분해되기 시작하면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3 강원·춘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를 위해 설치한 수상 경기장에 행사 폐기물이 축제가 끝난 뒤에도 며칠째 방치돼있다. (사진=이원도 씨 제공)
    2023 강원·춘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를 위해 설치한 수상 경기장에 행사 폐기물이 축제가 끝난 뒤에도 며칠째 방치돼있다. (사진=이원도 씨 제공)

     

    사실 이번 태권도 문화축제는 행사 전부터도 물티슈와 부채 등 일회용 기념품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자원순환이나 환경에 대한 부족한 인식으로 지적을 받았다.

    송현섭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은 “일회성 행사를 위해 수상 무대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호수로 유입될 쓰레기를 생각하면,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다른 축제들도 비슷한 상황이 많았다. 지역에서 행사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진 춘천시 세계태권도문화축제지원단장은 “지난주 목요일 폐막 이후 피로 누적으로 관련 인원들이 금요일 하루를 쉬면서 주말 동안 관리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 열흘에 걸쳐 진행되는 시설 철거에 우선 순위가 있다보니 폐기물 처리가 늦어졌고, 오늘(28일) 환경 정화 작업을 통해 의암호 주변에 대해서는 원상 복구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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