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대마 카페 가보셨나요?”⋯불법 아닙니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춘천&피플] “대마 카페 가보셨나요?”⋯불법 아닙니다!

    차동수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 인터뷰
    국내 최초 마약 식물 ‘햄프’ 스마트팜 재배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차이’ 운영
    햄프 씨앗 활용, 커피·디저트 개발·판매

    • 입력 2023.08.06 00:02
    • 수정 2023.09.07 11:31
    • 기자명 진광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오후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서 차동수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가 MS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3일 오후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서 차동수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가 MS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대마가 들어간 커피와 디저트를 드셔보시면, 무서운 마약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을 겁니다.”

    춘천에 대마로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생겼다. 직접 재배한 대마로 커피와 초콜릿, 푸딩, 빵을 판매하고 있는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를 방문해봤다.

    ‘대마 커피’와 디저트는 정확히 말해 환각 성분 함량이 낮은 대마 식물의 씨앗을 활용한 음식이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차동수(53)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철원 농장에서 햄프를 시설 재배(스마트팜)하고 있다.

    대마는 종류에 따라 환각 성분에 차이가 있다. 마리화나라고 불리는 종은 환각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비놀(THC) 함량이 6~20% 정도로 높다. 반면, 햄프는 THC 성분이 0.3% 미만이다. 국내에서는 줄기를 가공해 활용하고 껍질 벗긴 씨앗을 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잎과 껍질은 소각하거나 묻어야 한다.

    환각 성분을 제거한 햄프 줄기와 씨앗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춘천시도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는 대마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햄프가 지닌 가치에 빠진 차 대표에게서 대마 이야기를 들어봤다.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서 판매 중인 햄프 씨앗이 들어간 카페라떼와 디저트. (사진=차동수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서 판매 중인 햄프 씨앗이 들어간 카페라떼와 디저트. (사진=차동수 차햄프인더스트리 대표)

     

    Q.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소개해주세요.

    커피와 디저트를 팔고 있어요. 여기에 들어가는 대마는 껍질을 벗겨낸 햄프 씨앗입니다. 햄프 씨앗은 잣과 비슷한 맛입니다. 아메리카노와 라떼에 크림, 햄프 씨앗을 올린 대마크림커피, 대마카페라떼가 있습니다. 햄프 씨앗을 넣은 초콜릿과 푸딩, 빵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씨앗이 달콤한 크림, 쌉싸름한 커피와 어우러져 풍미가 높은 게 특징입니다. 디저트에도 햄프 씨앗이 들어가면 고소한 맛을 한층 살려줍니다.

    Q. 먹어도 안전한가요.

    햄프는 대마초와 다릅니다. 햄프 씨앗에는 환각 성분 함량이 매우 낮아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 타임지가 세계 6대 슈퍼 푸드로 선정하는 등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고단백 식품으로 식물성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줍니다.

    Q. 대마를 테마로 카페를 차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7년 전부터 철원에서 인체에 유용한 약용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대마(햄프)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마라고 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카페에 모형을 갖다 놓고 설명도 해드립니다. 마약이라는 편견을 바꾸기 위해 대마를 보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장소를 만든 것입니다.

    Q. 햄프를 직접 재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마의 효용 가치는 어마무시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찌감치 미국 등 해외에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돼 의식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마약이라는 인식이 강해 수많은 규제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추세에 따라 큰 부가가치를 낼 것입니다.

    Q. 누구나 대마를 재배할 수 있나요.

    대마를 재배하려면 마약류 취급자로 허가받은 대마 재배자 자격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식약청에서 지정하는 대마학술연구자로 등록돼 대마를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노지에서 햄프를 재배하다가 우리나라 최초로 스마트팜을 조성했습니다. 현재는 축구장 4분의 1 크기(900평)의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마는 물과 온도만 맞춰주면 잘 자라고, 보통 씨를 뿌리고 7개월 정도가 지나면 추수를 합니다.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 전시돼있는 대마 모형. 이 곳은 직접 기른 햄프를 이용한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춘천 동내면 '햄프카페씨에이치아이'에 전시돼있는 대마 모형. 이 곳은 직접 기른 햄프를 이용한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Q. 현재 대마 생태계는 어떤가요.

    아직은 각종 규제로 산업이 묶여 있어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햄프를 마약이 아닌 의료·산업용 특용작물, 농작물로 바라볼 필요가 있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다양한 분야에서 대마를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강원자치도의 지역 특화 산업으로서 햄프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오는 9월에는 강원연구원과 강원도의회, 철원군의회와 공동으로 대마의 효용·당위성을 알리는 포럼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자체와 정부가 인식을 바꾸고 연구 개발을 적극 지원해 대마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햄프 씨앗뿐만 아니라 줄기를 활용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특히, 햄프 줄기로 만든 빨대나 일회용 컵은 한 달 정도면 퇴비로 활용할 수 있어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직물, 의자와 테이블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햄프는 탄소 중립에 매우 적합한 식물입니다. 대마 1t을 키우면 1.5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합니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대마가 의료 인프라 일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제조업에서도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대마를 활용한 친환경 강원자치도를 만들고 싶습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