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50명 마을서 일곱째 막내아들 출산 “다들 애국자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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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 50명 마을서 일곱째 막내아들 출산 “다들 애국자래요”

    전동훈·류사라 씨 일곱째 출산, 17일 출생신고
    주민 50명 마을 경사, 기관·단체 축하 잇따라
    전동훈 씨 “축복 속 태어난 아이 잘 키우겠다”

    • 입력 2023.07.17 18:16
    • 수정 2023.07.19 08:08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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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훈씨 자녀들이 신생아실에 있는 막냇동생 성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전동훈 씨 제공)
    전동훈씨 자녀들이 신생아실에 있는 막냇동생 성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전동훈 씨 제공)

    “어떻게 키울까 걱정했는데 아기를 보니 모든 근심이 사라지네요.”

    춘천시 사북면 가일리, 주민 49명의 작은 마을의 다둥이 가족이 일곱째 막둥이를 출산해 화제다. 주인공은 전동훈·류사라 부부로 최근 일곱째 ‘성우’를 출산하고 17일 출생신고를 마쳤다. 

    전동훈(가일리 이장)씨는 이날 사북면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을 방문해 막둥이의 출생을 신고했다. ‘또또’ ‘복이’라는 태명으로 불리던 막둥이는 ‘성우’라는 이름으로 가일리의 50번째 주민이 됐다. 전 씨 부부는 슬하에 스무살 맏아들, 열여덟살 아들, 열여섯살 딸, 열세살 아들, 열살 딸, 다섯살 아들을 뒀는데 이번에 태어난 성우까지 포함하면 가족은 모두 9명이다. 34가구인 가일리 주민의 20%에 육박하는 대가족이다.

     

    전동훈·류사라씨의 일곱째 아이 모습. (사진=전동훈 씨 제공)
    전동훈·류사라씨의 일곱째 아이 모습. (사진=전동훈 씨 제공)

     

    아이는 지난 10일 새벽 5시 20분쯤 3.8㎏의 건강한 남아로 태어났다. 전 씨는 출산예정일보다 출산이 2주 빨랐는데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산모 나이와 아이 크기를 감안했을 때 4㎏을 넘으면 출산이 힘들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정일에 앞서 양수가 터지면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저출생시대에 일곱째 출산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내 류사라 씨가 운영하는 빵집 ‘육남매감자빵’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권혁열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 교육감, 부상준 춘천지방법원장, 예세민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김도형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이주한 춘천교대 총장, 김정환 원주지방환경청장, 오승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 등 도내 주요 기관장 29명은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1000만원어치 빵을 구매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동훈·류사라 부부와 자녀 일부가 함께 촬영한 가족사진. (사진=전동훈 씨 제공)
    전동훈·류사라 부부와 자녀 일부가 함께 촬영한 가족사진. (사진=전동훈 씨 제공)

     

    이날 큰 아들과 장인, 장모가 빵집에 들어온 주문을 소화했는데 주문이 폭주하자 추가로 감자를 공수해오기도 했다. 막내를 출산하면서 가게 이름 변경도 고민 중이다. 

    전 씨는 “최근 간판을 교체했어서 간판 뒤에 플러스 1을 추가할까 고민 중”이라며 “나중에 아이가 칠남매인데 왜 육남매냐고 물어볼 수 있으니 일곱째가 크면 교체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단체장과 기업 등의 축하도 잇따르고 있다. 춘천 거두 농공단지에 위치한 일동후디스는 분유 지원을 약속했다. 일동후디스는 이날 전 씨에게 1년 분유 지원을 약정하는 후원 기탁서를 전달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1년이 지나도 필요할 때까지 전달하겠다며 전화할 때마다 택배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컴포트화 기업인 바이네르에서도 1억원을 기부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가 전동훈 씨에게 일곱째 성우의 1년치 분유 지원을 약속하며 고급 분유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일동후디스 관계자가 전동훈 씨에게 일곱째 성우의 1년치 분유 지원을 약속하며 고급 분유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김진태 지사는 편지를 통해 “일곱번째 사랑둥이, 춘천 가일마을의 복덩이, 강원특별자치도의 기쁨둥이, 성우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성우가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 아빠 손 잡고 도청으로 놀러오길 바란다”라고 축복을 기원했다. 

    또 강원자치도는 다둥이 가족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주거복지 자활센터를 활용한 집수리 지원, 교육청과의 자녀 장학금 혜택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임대주택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도 전화로 축하인사를 전했고, 사북면 자생단체들도 마을 경사를 축하하기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다둥이 아빠 전동훈 씨가 17일 사북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일곱째 성우의 출생신고를 마치고 받은 주민등록등본 초본을 보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다둥이 아빠 전동훈 씨가 17일 사북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일곱째 성우의 출생신고를 마치고 받은 주민등록등본 초본을 보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전동훈 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아내도 고생했고 어떻게 키울까 걱정도 됐는데 막상 아기를 보니 모든 근심과 시름을 잊게 되는 것 같다”며 “마을 분들이 대신 농사도 해주시고 다함께 기뻐해주시니 다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갑자기 애국자라며 나라를 위한 일을 했다고 하니 저희 아이이지만 뜻깊은 일이 된 것 같아서 굉장히 좋다”며 “제가 잘한 일이라면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든 시골마을에서 울음소리가 끊기지 않게 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막둥이가 춘천시 인구 증가에 기여하게 돼 기쁘고 많은 축복 속에 태어난 만큼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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