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작가의 조각그림 이야기 “겹겹이 쌓은 인생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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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순 작가의 조각그림 이야기 “겹겹이 쌓은 인생의 궤적”

    최돈일 개인전, 14일 춘천미술관서 개막
    투명 접착제 에폭시 활용한 레이어 눈길
    나무 속 회화적 구성, 프랑스 퍼포먼스도

    • 입력 2023.07.15 00:01
    • 수정 2023.07.16 16:27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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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돈일 작가가 개인전이 열리는 춘천미술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최돈일 작가가 개인전이 열리는 춘천미술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예순의 작가가 인생의 궤적을 담은 작품들을 공개했다. 하나하나 늘어가는 나이테처럼 긴 시간 쌓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펼쳐진다. 

    최돈일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14일 춘천미술관 2층에서 개막, 19일까지 진행된다.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을 주제로 3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소품과 오브제를 제외하면 모두 처음 공개하는 신작이다. 

    최 작가는 디자이너로 20여년간 활동해오며 강원대 예술대학, 강원도립대학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돌연 디자이너에서 작가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첫 개인전을 열었다. ‘카오스(혼돈)’를 주제로 펼친 첫 전시가 큰 호응을 얻었고 프랑스, 일본, 대만 등에서도 선보이게 됐다. 

    당시 작품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어두운 이미지가 강조됐지만 올해 선보이는 신작들은 밝고 생명력 넘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다.

    작가는 공업용 접착제인 에폭시 수지를 이용해 회화적인 내용을 구성한다. 레이어(layer·층)를 쌓을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 여러 겹 층위의 그림들이 한 작품을 이루는 방식이다. 여기에 조형적 요소로 덧붙인 나무가 액자 역할을 하면서 작품을 완결하는 역할을 한다.

     

    최돈일 개인전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이 오는 19일까지 춘천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최돈일 개인전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이 오는 19일까지 춘천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들에서는 강한 생명력과 에너지가 전해진다. 작품을 멀리서 보면 우주나 세포의 탄생이 연상되지만 가까이서 보면 층층마다 숨어있는 ‘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나무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결국 자연의 중심에서 생명이 잉태되고 이것이 거대한 우주를 이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제는 레이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더욱 강조된다. 작가는 어느 날 ‘레이어’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 배경은 디자인 작업을 했던 그의 이력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디자이너가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포토샵’이 레이어를 활용해 작업물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최 작가는 “디자인은 작업 과정에서 각각의 레이어가 존재하지만 완성작에서는 레이어 없이 완성작만 남게 된다”며 “레이어의 느낌이 좋아 표면 뒤의 그림들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지난 3월 아트쇼핑파리 국제현대미술박람회에 전시되기도 했다. 당시 큰 호응을 얻어 올해 10월 아트쇼핑파리에 퍼포먼스 작가로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오는 29일부터는 서울 갤러리미쉘에서 개인 초대전을 갖는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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