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함께한 페르소나와의 이별⋯ “쉼표와 마침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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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함께한 페르소나와의 이별⋯ “쉼표와 마침표 사이”

    장덕진 작가 개인전 ‘리페어, 레스트’.
    수달 의인화로 다양한 인간상 창조해
    수달 떠나보내며 겪는 과도기적 휴식 

    • 입력 2023.07.12 00:00
    • 수정 2023.07.12 13:56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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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덕진 작가 개인전 ‘리페어, 레스트.(Repair, Rest.)’가 오는 16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장덕진 작가 개인전 ‘리페어, 레스트.(Repair, Rest.)’가 오는 16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귀여운 수달을 모티브로 한 도예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장덕진 작가가 자신의 페르소나와의 이별을 선언하는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끈다. 장 작가는 수달을 대체할 새로운 페르소나를 찾지 못했지만, 수달을 떠나보낼 때가 왔음을 알았다고 고백한다. 새로움을 채우기에 앞서 완전히 비워내는 이별의 과정이다.

    장덕진 작가의 개인전 ‘리페어, 레스트.(Repair, Rest.)’가 오는 16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9년 동안 작품 전면에 등장했던 수달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변화를 겪는 과도기적 휴식을 의미한다. 

    장 작가는 그동안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의인화한 ‘덕수’를 작품의 주 소재로 활용해왔다. 작가는 자신의 페르소나이기도 했던 수달을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창조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마스크를 씌운 수달을 만들어 시대적 상황을 해학적으로 코드로 접목했고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는 친근한 모습의 수달도 제작했다. 

     

    장덕진 작 ‘나의 모양’. (사진=한승미 기자)
    장덕진 작 ‘나의 모양’. (사진=한승미 기자)

    지난해 말에는 ‘나의 모양’ 전시를 통해 수달의 탈을 벗은 모습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동명의 작품에서는 수달 대신 수줍은 웃음을 하고 있는 작가의 얼굴이 등장한다. 그동안 수달 속에서 관객을 만난 것이 자신이었음을 고백하며 작가 자신의 한 챕터가 끝나고 있음을 알리는 모습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의 모양’을 전시장 입구에 배치하며 역순으로 전개된다. 기존 전시와 달리 수달이 작가임을 먼저 인지하고 전시를 관람하게 되는 구조다. 전시 작품도 도자조형, 달항아리, 그릇 등 17점이 전시되고 있다. 길고양이를 형상화한 신작을 포함하는 등 그동안의 작품세계를 돌아보듯 꾸며졌다. 

     

    작품과 관람객이 포옹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프리 허그(Free Hug)’. (사진=한승미 기자)
    작품과 관람객이 포옹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프리 허그(Free Hug)’.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갈 때쯤 관람객은 어린아이 크기의 덕수를 마주하게 된다. 113㎝ 크기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크기의 작품이다. 작품은 불특정 다수와의 포옹을 의미하는 ‘프리 허그(Free Hug)’라고 이름 붙였는데 작품 하단에 “실제로 안아봐도 된다”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수달 ‘덕수’를 사랑했던 관람객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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