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일기] I♡ㅊㅊ, KEEP CHUNCHEON ROM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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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일기] I♡ㅊㅊ, KEEP CHUNCHEON ROMANTIC

    • 입력 2023.07.07 00:00
    • 수정 2023.07.07 07:50
    • 기자명 최정혜 춘천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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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혜 춘천일기 대표
    최정혜 춘천일기 대표

    유독 이른 장마가 시작된 올여름, 지난주부터 내내 비 소식 걱정이었는데, 이유는 바로 간판 공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육림고개 춘천일기 매장에 이어, 시청 앞 옥천동에 춘천일기스테이란 이름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한 건 2019년 7월, 이제 4년이 조금 넘었다. 스테이를 오픈한 지 6개월쯤 지난 이듬해 설 연휴 이후 바로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었고, 금방 괜찮아지겠지 했던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3년이 넘는 시간,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겠지만 여행자들과 함께하는 공간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는 건 정말이지 암흑 그 자체였다. 

    기존에 이미 예약되어 있던 손님들의 예약취소는 너무나 당연했고, 예약이 변경되거나 갑작스럽게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당일에 취소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나아지겠지, 괜찮아지겠지 하며 하루, 일주일, 한 달, 1년, 그렇게 버텨낸 것만 같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괜찮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손님이 없는 텅빈 게스트하우스, 우리는 손님 대신 우리의 컨텐츠로 공간을 채우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벤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춘천일기스테이 게스트하우스의 객실을 로컬아트스테이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평 남짓한 게스트하우스의 객실은 작가들의 작품과 취향이 담긴 작은 미술관이 되었다. 

    지금은 아파트 재개발공사로 사라진 기와집골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한 민하림작가의 사진과 습작들, 그리고 작품이 걸린 방의 이름은 Remember Home이라는 이름으로, 춘천 출신으로 약사동의 정취와 이야기를 담은 LUCY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객실은 약사산책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상주로 귀촌한 일러스트레이터 라킷키 작가의 작품과 작은 책상이 놓인 객실은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아늑한 방으로 바뀌었다. 

    객실 요금에는 작품전시료가 포함되어 있어, 숙박비의 일부는 작가들의 창작지원금으로 배분되는 상생 프로젝트로 기획된 로컬아트스테이는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에도 춘천일기스테이의 대표 상품이다. 각각 다른 작가의 객실에 머물기 위해 재방문하는 게스트들도 있을 정도이다. 

     

    다시 간판 얘기로 돌아가 보면,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던 지난주, 공사를 진행한 수요일에만 반짝하고 비가 멈췄다. 심지어 파란 하늘에 하얀구름, 마치 그림 속 풍경 같은 날씨였다. 간판공사는 무사히 마칠수 있었고, 우리는 춘천일기스테이 한쪽 벽에 우리의 이름이나 다름없는 I♡ㅊㅊ을 그려 넣었다. 어떤 사람들은 대대라고도 부르는 치읓 두 개. 춘천을 상징하는 의미로 2018년 처음 춘천일기를 창업할 당시 I♡NY(아이러브뉴욕)을 모티프로 만든 로고이다. 

    아이러브 치읓치읓, 그리고 그 밑에는 이렇게 한 줄을 더 채워넣었다. 

    I♡ㅊㅊ
    KEEP CHUNCHEON ROMANTIC! 

    굳이 직역하자면 춘천을 낭만적으로 유지하자! 이런 뜻인데, 우리가 좋아하는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 포틀랜드를 상징하는 슬로건, KEEP PORTLAND WEIRD에서 영감을 받아 춘천스럽게 바꾸었다. 

    춘천을 춘천답게, 낭만의 도시 춘천을 로맨틱하게 지켜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우리만의 길을 앞으로도 계속 걷고 싶다. 

    ■최정혜 필진 소개
    -닭갈비 먹으러 춘천에 왔다
    -춘천에서 눌러살게 된 춘천 찐덕후
    -춘천일기 대표 최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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