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소녀들이 전한 강릉산불 이재민 위로 노랫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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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전한 강릉산불 이재민 위로 노랫말

    강릉세계합창대회 강릉서 팡파르
    전쟁 중 우크라이나 소녀합창단 참가
    13일까지 강릉아레나, 강릉아트센터
    34개국, 323개 팀, 8000여명 참가

    • 입력 2023.07.05 00:01
    • 수정 2023.07.06 16:23
    • 기자명 윤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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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해 희망의 노래를 선사했다.

    올봄 화마가 휩쓸고 간 강릉 경포해변 일원을 무대로 꾸민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Girls Choir ‘Vognyk’)은 산불 이재민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소녀들은 산불로 주저앉은 건물과 앙상한 철골조가 마치 전쟁터 그라운드 제로를 연상케 하는 현장을 무대로 만들었다.

    평화와 희망을 노래한 이들의 노랫말은 따스한 위로의 멜로디 그 자체였다.

     

    우크라이나 보그닉 합창단이 지난 3일 오후 대형 산불로 불에 탄 강릉 경포의 한 펜션 앞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우크라이나지원공동대책위원회)
    우크라이나 보그닉 합창단이 지난 3일 오후 대형 산불로 불에 탄 강릉 경포의 한 펜션 앞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우크라이나지원공동대책위원회)

    합창단이 선사한 노래 중 대표곡은 ‘봄’이다.

    산불로 그을린 황무지 위에 뿌리를 내리는 새 생명처럼 생기가 넘쳤다. 산불 피해 이재민과 전쟁의 참상을 겪은 모든 이들을 보듬는 현장이었다. 아이러니하게 ‘보그닉’은 ‘불’을 의미한다.

    이날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 38명의 소녀합창단은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미소를 선사했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지만, 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우뚝 선 대한민국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강릉 무대에 선 보그닉 합창단은 창단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며 월드투어에 나서는 팀이다.

    하지만 합창단은 러시아 침공 이후 수도 키이우에서 미사일 공격을 피해 노래 연습을 이어오고 있다. 

    단원들은 공습경보와 전쟁 포격으로 연습실과 건물 지하 대피소를 오가는 피난을 반복했다. 단원 중 4명은 가족이 참전 중이다.

    이처럼 강릉 무대에 서는 여정도 순탄치 않았다.

    단원들은 키이우에서 버스로 16시간을 이동해 폴란드 국경을 넘고, 13시간이 넘는 비행으로 한국에 도착했지만, 합창단의 열정은 참가팀 중 최고다.

    합창단 지휘자 올레나 솔로비(Olena Solovei)는 "우리 역시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에 산불 이재민들도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지 짐작한다"며 "강릉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 정신적인 지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세계합창대회는 오는 13일까지 34개국, 323개 팀, 8000여명의 합창단이 참가해 경연과 공연은 물론 메시지와 희망을 전하고 우정도 나눈다. (사진=연합뉴스)
    강릉세계합창대회는 오는 13일까지 34개국, 323개 팀, 8000여명의 합창단이 참가해 경연과 공연은 물론 메시지와 희망을 전하고 우정도 나눈다. (사진=연합뉴스)

    보그닉 합창단은 5일 강릉아트센터 축하콘서트, 6일 경포해변 야외공연장 우정 콘서트, 13일 강릉아레나 폐막식 무대에 오른다.

    강릉세계합창대회에는 34개국, 323개 팀, 8000여명의 합창단이 참가했다. 이들은 경연과 공연을 통해 메시지와 희망을 전하고 우정도 나눈다.

    대회는 오는 13일까지 강릉아레나, 강릉아트센터 등에서 열린다.

    [윤수용 기자 ysy@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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