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춘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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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 가능한 춘천을 위하여

    ■오동철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대표

    • 입력 2023.06.29 00:00
    • 수정 2023.06.29 08:06
    • 기자명 오동철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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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철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대표
    오동철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대표

    최근 춘천지역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드러난 소식이 알려졌다. 춘천시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해 3억원이 넘는 탄소 배출권을 구입해야 할 형편이라는 것이다. 2020년에는 탄소 배출권을 팔아 3억원을 벌었는데 2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환경부가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한 결과, 춘천시에 할당된 배출량은 연간 11만1000t인데 지난해에는 13만t을 배출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난 이유는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하는 비닐과 플라스틱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춘천시 환경사업소에서 플라스틱 소각률을 높였기 때문이다. 4년 전 ‘제로웨이스트 2450 플랜’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2024년까지 생활 쓰레기 50%를 감소시키겠다고 선언한 춘천시 정책이 완벽히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열심히 분리수거하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 타기를 시도하는 등 나름의 노력해 온 사람으로서 배신감이 든다.

    일회용품 사용은 줄지 않는데 춘천시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시민 의식에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일회용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닐과 스티로폼에 대한 규제도 유명무실하다. 생산을 늘리고 소비자에게 사용하지 말라는 이율배반적 행태가 지속하는 한 쓰레기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민에게 전등 한 개 끄기 운동을 아무리 강조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해 봐야 하나의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사용량을 따라잡을 수 없다. 탄소 감축 계획도 마찬가지다. 춘천시에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철강 산업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1억t의 0.001%에 지나지 않는다. 철강기업이 배출량을 0.1%만 절감해도 춘천지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근거다.

    누가, 어디에서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가장 힘없는 국민에게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과 성장 일변도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인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과 정책이 변화해야만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춘천시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도심에는 경쟁하듯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자가용 이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대중교통의 분담률은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자원순환 활동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미래의 가장 선결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업과 지자체가 새로운 전환에 나서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나 무료 버스 운행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업에서 발생시키는 일회용품과 과다한 포장재 사용도 제한해야 한다. 이런 시도와 함께 시민운동이 전개됐을 때 춘천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여러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의 하나로 지속가능발전(SDGs) 시민 강사를 양성해 학교와 단체를 찾아가 미래를 제시하고 있으며, 자원순환 강사를 교육해 자원순환 운동도 추진하고 있다. 호수와 자연이 자원인 춘천시의 미래를 위해 유해 외래식물 퇴치를 위한 ‘뽑깅’(뽑기+플로깅)과 쾌적한 호수 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의암호 쓰레기 줄이기 사업인 ‘쓰담춘천’도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작은 실천 운동으로 전 세계와 대한민국이 목표로 제시한 ‘온실가스 3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민들의 동참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시민들의 작은 실천 운동과 함께 지자체와 기업, 생산자와 소비자가 똑같은 위기의식을 느낄 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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