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는 춘천시장실, 알고 보니 '불'통하는 시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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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하는 춘천시장실, 알고 보니 '불'통하는 시장실

    춘천시, 민원 처리 홈페이지 주먹구구
    6월 중 민원 11건 접수⋯답변은 0건
    한 달 넘은 미 답변 민원⋯시민 불만
    "처리 기일 없어 답변 늦은 점 있어"

    • 입력 2023.06.09 00:01
    • 수정 2023.06.12 08:24
    • 기자명 허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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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캡처)
    춘천시 '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캡처)

    춘천시가 시민과의 '소통'을 내세우며 인터넷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민원 처리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시는 '통하는 시장실'이라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춘천시민과의 소통을 비롯해 육동한 춘천시장의 시정 목표 등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시민들이 춘천시에 대한 민원을 올리는 '춘천시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매일 민원 사항이 접수되고 있다. 6월(8일 기준)에 접수된 민원은 11건이다.

    하지만 접수된 11건 중 담당 공무원의 답변이 달린 민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나마 최근에 답변이 달린 민원은 지난달 31일 올라온 것으로 민원 제기 후 일주일이 넘은 지난 7일 만에 답변을 받았다.

     

    6월 한 달간 11건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답변이 달린 민원은 없다. (사진=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캡처)
    6월 한 달간 11건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답변이 달린 민원은 없다. (사진=통하는 시장실 홈페이지 캡처)

    심지어 지난달 1일에 한 시민이 '춘천역전 자전거 거치대 관련 건의'라는 제목으로 민원 사항을 게시판에 올렸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단 해당 민원을 올린 민원인이 담당 부서 설정을 하지 않았지만, 담당 부서를 설정하지 않은 몇몇 다른 민원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답변한 만큼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는 담당 부서를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달 넘게 답변을 받지 못했다기보다 해당 게시판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MS투데이가 춘천시 도로과 보행자전거팀에게 해당 민원에 답변이 달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민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그러면서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보통 춘천역이나 남춘천역 같은 곳은 춘천시가 아닌 각 역사에서 관리한다"고 밝혔다.

    춘천시와 비슷하게 별도의 민원 관련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대구광역시의 '두드리소'는 시민의 민원 제기 후 즉각적인 답변이 달린다. '두드리소'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지난 7일 한 시민이 '전세 사기 대책'에 관해 묻자 곧장 담당 공무원이 답변을 남겼다.

    민원 처리 속도가 다른 지자체와 비교되면서 '소통'이 아닌 '불통' 게시판이라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해당 게시판을 이용한 적이 있는 퇴계동 주민 최 모씨는 "민원을 올리고 나서 한참 뒤에서야 답변이 달렸다"며 "답변의 수준도 민원 해결 방안이 아닌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해 불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진이 '춘천시에 바란다' 게시판 운영방식에 대한 질문에 최정헌 춘천시 민원행정팀장은 "담당 공무원이 민원 사항에 맞는 과에 해당 민원을 전달하면 해당 과에서 답변하는 방식"이라고 답했다.

    민원에 대한 답변이 늦고 답변의 수준이 낮은 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처리 기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처리 일자를 명시하기 때문에 답변이 늦은 점이 있다"며 "공개된 페이지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포괄적으로 답변하는 때도 있다"고 해명했다.

    [허찬영 기자 hcy1113@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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