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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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이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

    [기자수첩] 최민준 경제팀 기자

    • 입력 2023.05.10 00:00
    • 수정 2023.05.10 08:24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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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준 경제팀 기자

    지난해 초 적금 하나가 출시됐다. 당시 예적금금리가 연 1~2%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만기 시 10%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가입 대상은 청년이었다. 기자는 그 기준에 부합했고, 망설임 없이 가입했다. 청년 대상 정부 금융지원상품 ‘청년희망적금’이었다.

    이번 달에도 정부는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저축액의 최대 세배를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출시했다. 오는 6월엔 5년 만기 시 8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청년도약계좌’도 내놓을 예정이다. 만 18~39세 대상으로 강원도가 지원하는 ‘청년 디딤돌 2배 적금’도 이달 시작했다.

    내 집 마련에 허덕이는 청년을 위한 정책도 계속되고 있다. 금리 연 1~2%대로 대출해주는 청년 버팀목 전세 자금대출, 50년 만기 보금자리론 등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지원한다. 이처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청년’과 달리 ‘중년’이라는 단어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40~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대한 정책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새롭게 출시된 청년 정책에 관해 취재할 때면 주변 목소리는 늘 두 가지로 나뉘었다. “청년들이 더 힘낼 수 있으면 좋겠다”와 “어째서 청년에 대한 지원만 계속되냐”는 주장이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것인지 가릴 수 없다. 양쪽 모두 맞는 말이다. 청년 지원이 중요한 만큼 중년도 소외당해선 안 된다.

    경제 문제로 허덕이는 건 중년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40~64세 중장년층 가운데 대출을 가진 이들은 57%에 달했다. 평균 대출 잔액은 5804만원으로 1인당 6000만원에 육박했다. 10명 중 6명은 무주택자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장년층은 인구가 더 많은데도 혜택에선 늘 소외당했다.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춘천 인구 가운데 20~30대 인구는 25%, 40~50대 인구는 31%였다. 인구가 많을수록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늘어난다. 그러나 춘천시의 중년 지원 정책은 청년 지원보다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춘천시가 운영하는 일자리 홈페이지에도 청년과 노년에 대한 통계만 있을 뿐 중년은 빠져있다.

    국가 미래 동력인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우대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동력이자 허리 세대인 중장년층에 관한 관심과 지원 역시 충분한지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허리가 아프면 온몸을 움직일 수 없듯 중년이 아픈 사회는 경직될 것이다. 중년이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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