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커피협회 활동 시작했지만⋯후발주자 한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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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커피협회 활동 시작했지만⋯후발주자 한계 산 넘어 산

    7일 춘천시, 춘천커피협회 발대식
    강릉에 비해 전문성·지원 등 부족
    춘천 카페 검색 1위는 프랜차이즈
    김영배 “커피 메카 부각 방안 부족”

    • 입력 2023.04.07 16:00
    • 수정 2023.04.11 02:05
    • 기자명 허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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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는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춘천커협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사진=허찬영 기자)
    춘천시는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춘천커협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사진=허찬영 기자)

    춘천시가 커피 도시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시는 시청에서 커피문화·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춘천커피협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춘천커피협회는 커피산업의 재부흥과 커피문화의 올바른 재정립을 위해 설립됐다. 앞으로 협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커피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호수 카페거리를 조성해 춘천을 유럽형 고품격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던 공약들이 무산되거나 시작 단계부터 답보 상태다. 카페거리 육성사업은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용역 낭비라는 비판을 받으며 춘천시의회의 반대로 전면 중단됐다. 

    3회차를 앞둔 춘천 커피 도시 페스타의 당초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올해 제1회 추가 경정 예산안에도 커피 콘텐츠 육성과 관련된 예산 4억원을 올렸지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커피 도시 강릉시 등과 비교하면 콘텐츠와 전문성, 지원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릉시는 커피 도시에 걸맞게 지방소멸 대응기금 4억원을 활용해 올해 말까지 커피 제품 고급화와 커피 부산물을 활용한 공예품 생산 등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강릉 커피 축제에는 7억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또 종사자들의 의견과 실태, 문제점 등을 파악해 자체적으로 커피산업육성 기본계획을 만들어 커피산업 전반에 관한 지원에 나섰다.

    이 밖에도 강릉지역의 커피산업 인력양성을 위해 강원도립대학교 평생교육원은 2023년 상반기 '커피 바리스타' 강좌를 포함한 16개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춘천 커피 관련 산업은 규모와 이벤트에서도 다른 지자체에 압도당하고 있다. 

    지난해 강릉 커피 축제에는 3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다녀간 것에 비해 춘천 커피 도시 페스타에는 2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20배에 육박한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 5일 개막해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커피엑스포'에 강릉지역에서는 2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반면 커피 도시 춘천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커피 관련 강릉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위)과 춘천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비교. (사진=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
    커피 관련 강릉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위)과 춘천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비교. (사진=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서도 커피 도시에 대한 위상이 갈린다.

    강릉시는 커피 빵, 커피&티 세트 등 커피 관련 답례품이 6개로 다양하지만, 춘천시는 봄내커피 드립백 세트 1개가 전부다.

    또 춘천지역 2022년 2월~2023년 1월 기준 카페 검색량(현대연구원·국세통계포털·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한국관광 데이터랩) 상위 10위 중 프랜차이즈 업체인 스타벅스(6만6101건)가 1위를 차지했다. 지역의 업체가 아닌 프랜차이즈 매장이 검색량 1위를 차지한 점도 아직 춘천 커피산업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김경남 강원연구원 강원학연구센터장이 지난달 펴낸 ‘강원도 커피, 이제는 문화산업이다’는 한국형 ‘스타벅스 경험’을 정립하는 강원도 커피문화 산업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2년 강릉에 설립한 국내 최초 공장형 콘셉트 로스팅 공장형 커피전문점이 전국 랜드마크에 13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외국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유치한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커피점(다방) 8만6608개 중 강원도는 2987개로 3.3%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에서는 원주가 689개로 가장 많으며, 강릉 520개, 춘천 466개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김영배(소양동·교동·조운동·약사명동·근화동·효자1동·효자3동) 춘천시의원은 “메타버스나 AI 등 가상공간에서 카페를 소개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춘천을 커피 메카로서의 부각할 방안이 부족해 춘천 커피 도시 페스타 당초 예산이 전액 삭감당했다”며 춘천시의 커피산업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커피 관련 행사도 춘천을 커피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서면 같은 곳이 아닌 구봉산이나 에티오피아 카페, 명동 등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육동한 춘천시장은 “춘천커피협회가 춘천의 모든 커피를 다루는 큰 그릇이 되리라 믿는다”며 “춘천시는 협회에서 하는 일을 도울 테니 춘천을 커피로 인해 아름다운 고품격 문화관광도시가 되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1113@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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