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자전거, 안전 의식은 ‘제자리 걸음’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늘어나는 자전거, 안전 의식은 ‘제자리 걸음’

    강원도내 자전거 교통사고 작년 82건으로 꾸준히 발생
    인도로 다니는 자전거 운전자 많아 보행자 다칠 위험
    자전거도로 아니면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해야

    • 입력 2022.12.24 00:01
    • 수정 2022.12.25 00:08
    • 기자명 이현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춘천 명동의 한 거리. 자전거 운전자가 시민들 사이를 휙 하고 지나간다. (사진=이현지 기자)
    20일 춘천 명동의 한 거리. 자전거 운전자가 시민들 사이를 휙 하고 지나간다. (사진=이현지 기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자전거가 휙 지나가서 사고날 뻔 했습니다.” 

    춘천시민 양모(38·후평동)씨는 최근 보행자 도로에서 자전거와 부딪치는 바람에 어깨에 파란 멍이 들었다. 그는 “보행자가 있으면 자전거 이용자가 주의해야 하는데 주위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작정 페달만 밟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춘천에 자전거 도로가 늘어나면서 자전거를 출퇴근이나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늘었지만 많은 자전거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은 제자리 걸음이다. 본지가 20일 명동에서 30분 동안 자전거를 관찰했더니, 운전자 대부분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위험하게 자전거를 운행하고 있었다. 횡단보도에선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지만 이를 지킨 사람은 5명 중 단 1명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보행자가 있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빨리 가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고 있었다.  

    보도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많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없으면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자전거 운전자 이모(19)씨는 “자전거 도로를 제외하곤 차도로 가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차량이 워낙 빠른 속도로 와서 그냥 인도로 다닌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명동의 한 횡단보도. 자전거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같은 날 명동의 한 횡단보도. 자전거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춘천 시민들은 최근 자전거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겪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한다. 박모(25)씨는 “인도에선 자전거를 조심히 몰아 보행자를 위협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안 지키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자전거 교통사고는 2019년 82건, 2020년 80건, 2021년 82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자전거 대 차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자전거 대 사람이었다. 특히 자전거와 사람 간의 사고는 2019년 14건, 2020년 21건, 2021년 25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는 차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보행자와 충돌 시엔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반 자전거의 평균속력은 시속 15㎞, 전기자전거는 최고 속력이 시속 25km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선 자전거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해야 한다. 춘천경찰서 관계자는 “자전거 운행 시 보행자를 배려하고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운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