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터지고 나서야 대비⋯‘위험 상상력’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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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터지고 나서야 대비⋯‘위험 상상력’ 부족했다

    이태원 참사, 위험 상상력 부족으로 발생
    정부 예상치 못했던 사고 예방엔 취약
    “위험 상상력 잘 발휘된 일본 참고해야"

    • 입력 2022.11.03 00:01
    • 수정 2022.11.04 00:09
    • 기자명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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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여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여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발생해 2일 현재 15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이태원 참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흔히 대형 콘서트 등 실내에서 발생하는 압사 사고가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관계당국이 간과한 것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두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사고 발생 이전 예방할 수 있는 ‘위험 상상력(개연성 있는 모든 사고를 생각하는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성남시 환풍구 추락사고, 서울 강남권 집중호우 당시 맨홀 빠짐 사고 등 최근 인명 사고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일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달 15일 일어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의 경우,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이런 화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찬권 숭실대 대학원 겸임교수(전 국가위기관리학회장)는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정부의 기관평가 결과를 언론에 공개해 기관장의 경쟁심 자극과 위험 상상력 배양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사고 예방은 아직까지 이미 일어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안전점검을 지시하자 지자체는 그제서야 너도 나도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핼러윈 행사뿐만 아니라 지역 축제까지 긴급 점검하겠다"고 발표하며 유관기관에 안전 점검을 요청했다. 그러자 각 지자체가 축제 관련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사고 사전예방을 위해 2004년부터 ‘안전점검의 날(매월 4일)’을 법적으로 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매달 각 지자체가 안전점검을 벌이지만, 내용을 보면 ‘사고 상상력 부족’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여름철 수상사고 예방, 겨울철 화재 예방, 노후 건축물 구조안전점검, 통학버스 안전사고 예방 등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최근 지자체 어느 곳에서도 거리 압사사고 예방에 대해 교육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안전 점검이나 안전 예방 캠페인이 단순한 단속 실적 경쟁을 넘어서, 예상치 못했던 사고를 예방하는 아이디어를 경쟁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때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사고나 외국의 사례로부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는 것도 상상력의 일종이될 수 있다. 백민호 강원대학교 재난관리공학과 교수는 “일본은 2001년 불꽃축제 압사사고로 11명이 사망한 후 핼러윈 등 주요 이벤트가 열리면 교통 통제, 압사 사고 방지 등을 위해 100여 명의 경찰력을 별도 투입하고 있다”며 “상상력이 부족하면 외국의 사례라도 참고해 국내에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데스크 한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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