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은 어디에?” 춘천 택시 대란,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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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님은 어디에?” 춘천 택시 대란, 이유 있었다

    팬데믹 후 춘천 택시 기사 196명 줄어
    60대 택시기사 전체 62.1%로 ‘고령화’ 뚜렷
    춘천시 올해 법인택시 33대 감차 예정

    • 입력 2022.07.24 00:02
    • 수정 2022.07.26 00:05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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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춘천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평일 낮에는 나은 편이지만, 출퇴근 시간과 심야는 '택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22일 춘천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평일 낮에는 나은 편이지만, 출퇴근 시간과 심야는 '택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버스는 노선이 없고, 택시는 불러도 깜깜무소식이에요.”

    춘천 퇴계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유모(27)씨는 우두동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할 때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버스는 몇 번을 환승해야 해 1시간 가까이 걸리고, 택시는 15분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씨는 최근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호소한다. 그는 “어젯밤에도 회식을 마친 10시경 택시를 잡으려고 호출 앱 2개를 이용했지만, 40분 넘도록 잡히지 않아 포기하고 1시간을 걸어 집에 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춘천에서 ‘택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저녁 회식과 모임이 부활하며 승객 수요는 급증했지만, 택시 공급이 부족해서다. 한국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춘천 택시기사 수는 1603명이다. 팬데믹 전인 2019년 1799명 대비 196명(13%)이 줄었다. 춘천 한 택시기사는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자 생계를 위해 배달과 대리운전 등에 뛰어든 택시기사들이 많다”고 했다.

    택시기사의 고령화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본지가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춘천 60대 이상 택시기사 수는 995명으로 전체 택시기사 수의 62.1%였다. 이 중 65세 이상은 531명으로 33%에 달한다. 30~40대 기사는 133명으로 전체 약 8%에 불과했다. 고령 택시기사들은 비·눈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운행하지 않거나 심야운행을 기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젊은층은 노동강도 대비 벌이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택시기사 일을 꺼린다. 2017년부터 30~40대 택시기사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12년 30~40대 택시기사 비율은 30%, 60대 이상은 23%였다. 하지만 2017년 택기기사 비율은 30~40대가 18%로 급감했고, 60대 이상이 41%로 급증했다.

     

    22일 오후 춘천 택시 운수종사자 휴게시설 앞. 한 60대 개인택시 기사가 "나이가 들다 보니 오랜 시간 운행하면 힘들다"며 휴식을 위해 이곳에 들렀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22일 오후 춘천 택시 운수종사자 휴게시설 앞. 한 60대 개인택시 기사가 "나이가 들다 보니 오랜 시간 운행하면 힘들다"며 휴식을 위해 이곳에 들렀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이런 가운데 춘천시가 법인 택시 대수를 줄이는 추세여서 택시 대란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춘천시는 2019년 인구·면적 등을 토대로 산출된 ‘택시총량제’ 용역 당시 택시가 ‘과잉공급’인 상태로 나타났다. 시는 올해 법인택시 33대를 감차한다. 이후 2024년까지 3년 동안 법인택시 57대를 줄일 예정이다.

    [진광찬 인턴기자 lightchan@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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