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강원도교육감선거는 보수진영 후보로 출마한 신경호(69)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진보진영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해 표가 분산된 데다, 지난 12년간 강원교육을 이끈 진보교육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부하는 학교 만들겠다’ 공약 주효
신 당선인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8년 강원도교육감선거에서 패배한 뒤에도 강원교육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그간 도내 18개 시군을 돌면서 도민과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공약에 반영한 결과”라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신 당선인은 “민병희 교육감이 지난 12년간 강원교육을 이끌면서 성과를 낸 점도 분명히 있다”고 평가한 뒤 “다만 학력 저하 문제는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었다. 교사들은 가르치고 싶어도 가르칠 수 없었고, 학생들은 시험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부모를 중심으로 이번만큼은 강원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선거 기간 내내 느꼈다”며 “강원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애써 달라는 마음이 그만큼 컸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전국 교육감 당선인 중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 대해 그는 6명의 후보가 완주하면서 표가 분산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신 당선인은 “강원교육을 이끌고자 하는 훌륭한 후보들이 도전장을 던졌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표가 분산됐을 뿐, 강원교육을 살리고자 하는 열망은 모두 같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분열, 연고지 춘천에서 몰표
진보진영의 분열도 신 당선인의 승리를 도왔다. 2위를 차지한 진보진영 강삼영 후보(22.96%, 16만3816표)와 4위를 기록한 문태호 후보(12.23%, 8만7286표)의 득표율을 더하면 35.19%로, 신 당선인(29.51%)을 앞선다.
강 후보와 문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를 하루 앞둔 지난달 16일까지 단일화를 논의했지만,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반면 신 당선인은 일찌감치 보수진영 최광익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켜 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다만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유대균, 조백송 후보를 끌어안지 못하면서 막판까지 확실한 승리를 확신하지는 못했다.
신 당선인의 연고지인 춘천에서 쏟아진 몰표도 승리 원인으로 꼽힌다. 신 당선인은 춘천에서 4만6376표를 얻어, 2만5832표를 받은 강삼영 후보를 거의 2배 차이로 따돌렸다. 두 후보가 강원도 다른 지역에서 2000표 안팎의 격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신 당선인은 남산초‧창촌중‧춘천고를 거쳐 강원대 수학교육과에서 공부하며 춘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교사가 된 이후엔 소양중, 춘천중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춘천교육장 등을 역임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