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역 기름값(보통 휘발유 기준)이 유류세 인하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유 수급 불균형과 국제 정세 불안 탓에 기름값이 계속해서 상승한 결과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MS투데이가 유가 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일 기준 춘천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은 평균 1682.04원(이하 ℓ당)으로 집계됐다. 유류세를 내리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평균 가격(1708.54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춘천에서 영업 중인 77곳의 주유소 중 10곳(13%)은 이미 1700원 선을 돌파했다. 한 주유소의 경우 보통 휘발유 가격이 9일 기준 174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사실상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20%라는 역대 최대폭의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따라 휘발윳값이 최대 164원 내려갔지만, 눌러왔던 기름값이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급격하게 오르는 기름값에 얇아진 지갑을 걱정하고 있다.
김모(28)씨는 “지난해 유류세 인하 소식을 듣고 반가웠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기름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며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른 것 같아 겁이 날 정도”라고 걱정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유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연구원을 비롯한 석유 관계기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과 서방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심화 여부에 따라 ‘고유가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애초 유류세 인하는 오는 4월까지 한시적 시행 예정이었지만, 유가 동향에 따라 감세 기간 연장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9일 오전 열린 회의에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 오는 4월까지 시행할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두고 관계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