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인간의 본성 거슬러야 부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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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인간의 본성 거슬러야 부자 된다 

    개인들, 군중심리·확증편향에 휘둘려 쪽박 차기 일쑤 
    투자자 편향성 역이용하면 큰돈 번다는 ‘재귀성 이론’

    • 입력 2021.12.07 00:00
    • 수정 2021.12.07 09:31
    • 기자명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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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값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이걸 모르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잘 따라 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건 군중심리 때문이다. 돈이 걸린 투자에서 군중심리를 거스를 강심장은 별로 없다. 투자의 세계에서 돈 버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잃는 사람이 태반인 이유다.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 수요가 공급보다 우세하면 가격이 오르고 적으면 내린다. 어찌 보면 남들이 살 때 사고 팔 때 파는 것은 개인의 숙명일지 모른다. 주식을 살 때는 주가가 꼭대기이고 팔 때는 바닥인 경우가 많은 건 그래서다. “왜 내가 사면 주가가 떨어지고 팔면 오를까” 한숨짓는 개인이 많다.

    투자자에게는 군중심리와 함께 ‘확증편향’이란 심리적 오류도 작용한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이익과 맞아떨어지는 정보와 지식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외면하는 편향성을 말한다. 확증편향자의 특징은 모든 정보를 팩트와 상관없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는 데 있다. 자신이 생각한 것만이 진실이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잘못됐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주장을 펴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만 찾게 된다. 반대되는 의견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간과한다. 그래서 자기 주장을 긍정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는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지고 부정적인 근거는 과소평가되면서 결국 긍정적 근거는 자기 확신으로 굳어진다. 만약 자존심이 세다면 자기 주장이 틀렸을 때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신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늘 맞을 수 있을까. 모든 사안을 한쪽 면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오랜 시간 주변을 탐문하고 공부해 ‘이거다’하고 확신에 차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일수록 이런 위험에 빠지기 쉽다. 만약 확신이 들지 않았다면 그 주식을 사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행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증시 활황기에 개인 투자자의 확증편향이 심해진다고 한다. 확증편향을 부채질하는 것은 증권사 보고서, 증권 전문 사이트나 언론이다. 증시가 상승하면 증권 사이트와 주식 기사의 구독자가 급증한다. 기사 내용은 다 비슷하다. 유망 종목, 돈 번 투자자에 관한 이야기며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난다. 그러나 투자자가 주식 기사를 찾는 것은 정보를 얻으려는 것도 있지만 자신이 믿는 것을 확인하려는 심리도 작용했으리라. 자기에게 불리한 기사는 아예 무시하기도 하고, 자신의 투자 결정을 지지해주는 기사만 골라 읽는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기로 접어들면 이상하게도 주식 기사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아예 읽지도 않는 구독자가 많아진다.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 오히려 투자 정보가 더 필요한데도 그렇다. 그건 기사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의 아픔을 되새기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다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될 대로 되라는 심정에 빠지다가 결국 엄청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처분하지만 그때는 주가가 바닥인 경우가 많아 땅을 치고 눈물을 흘린다. 주식투자로 망하는 개인은 대개 이런 길을 걷는다. 

    남의 불행이 행복인 사람이 있다. 투자의 귀재라고 하면 누가 먼저 떠오를까. 아마 조지 소로스도 그중 한 사람일 것이다. 소로스는 개인들이 투자할 때 보이는 군중심리와 확증편향성을 이용해 큰돈을 벌었다.

    그가 내세우는 ‘재귀성 이론’은 세상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기업의 수익이나 경기전망 등 현실 세계와 투자자의 편향성이 상호작용하면서 움직인다. 현실에 근거한 추세와 그 추세에 대한 투자자의 오해와 편견이 주가를 오르내리게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추세를 알아차린 투자자의 편향된 기대로 추세는 점점 더 강화돼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되는 거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현실과 편견의 간극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때까지 이어지다가 마침내 현실과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뒤집어지는 결과에 도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기에도 현실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과매도 구간이 생기고 주가는 바닥을 모르게 추락하게 된다.

    소로스는 이런 재귀성 이론에 따라 대세 전환점을 파악해 레버리지와 공매도 기법으로 떼돈을 벌었다. 역시 투자의 세계에선 인간의 본성과 거꾸로 가는 자만이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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