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작가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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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작가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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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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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미술연합회의 첫 전시 “춘천시립미술관 건립 기원” 
춘천미술 과거·현재·미래··· 작고 작가와 신진 작가 매칭
300점에 시민 참여 700점 더해··· ‘1000개의 달’ 완성
춘천미술연합회 ‘아우름’의 첫 전시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12일부터 29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사진=춘천문화재단)
춘천미술연합회 ‘아우름’의 첫 전시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12일부터 29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사진=춘천문화재단)

춘천 미술계가 춘천시립미술관 건립을 염원하는 연대의 장을 마련했다.

전시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생애를 걸쳐 파고드는 예술가의 여정을 상징한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작가부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작가를 아우르는 기획은 시대를 넘어 과거와 현재의 미술가를 마주 비춰보고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춘천미술협회, 춘천민족미술인협회, 예술밭사이로, 공공미터 등 춘천의 개별 미술인 단체가 모인 춘천미술연합회 ‘아우름’의 첫 전시라 의미가 더욱 크다. 이들은 지역 미술의 경계 없는 소통과 화합을 이끌고 춘천시립미술관 건립을 기원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전시 제목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보편복지를 일컫는 표어로 익숙한 문구다. 예술을 복지의 개념으로 확장한다면 춘천시립미술관의 건립이 춘천시민의 보편 예술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재해석할 수 있다.

▶두 대척점 잇는 ‘예술의 힘’

 

‘아뜰리에_천개의 달’ 프로그램 공간 한쪽 벽면에는 춘천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아뜰리에_천개의 달’ 프로그램 공간 한쪽 벽면에는 춘천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메인 전시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작고한 춘천 예술가 8인(이철이, 주재현, 장일섭, 박희선, 민태응, 이권형, 이판석, 정연삼)과 신진 작가 8팀(송신규, 장승근, 나웅채, 박예지, 김환, 김동환, 안정-정찬민&안영준, 스튜디오13-김효주&윤수민&형지용)을 1대 1로 매칭해 시공간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표현했다.

부대 전시인 ‘아뜰리에_천개의 달’은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다. 춘천 미술가 200여명의 드로잉 작품 300여점을 전시장 한 벽면에 미리 전시한 뒤 반대편 벽면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만드는 작품을 마주 배치해 전시 마지막 날 총 1000여개의 작품을 한 공간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중심으로 두 대척점이 연결되는 구조를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춘천 예술가의 작품을 연계해 과거와 현재라는 상반되는 두 시점이 한 공간에서 만나 춘천 미술계의 방향성 즉, 미래의 청사진을 도출한다. ‘아뜰리에_천개의 달’은 10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매개로 행위자와 관찰자로 이분화되는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 춘천예술의 총체를 융합한다.

전시 기획을 맡은 정현경 기획자는 “작가의 소명과 삶을 예술과 여정으로 조명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예지 작가의 조형 작품 ‘장일섭 화백님에게’(사진=조아서 기자)
박예지 작가의 조형 작품 ‘장일섭 화백님에게’(사진=조아서 기자)

특히 춘천 청년 예술가 박예지와 스튜디오13은 전시를 준비하며 자신과 매칭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작품을 창작했다. 

스튜디오13은 “주로 영상을 제작하며 하나의 프레임 속에 갇혀 있다는 한계를 느끼던 시기에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창을 기준으로 안과 밖의 경계를 그린 김환 작가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2개의 비디오로 탄생과 죽음에 경계를 만들고 전시장의 공간감을 살렸다”고 말했다.

박예지 작가는 특별히 고(故) 장일섭 작가에게 보내는 작품을 제작했다. 박 작가는 “장 작가의 말 그림을 보며 느낀 자유로움과 부드러움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고 이야기했다.

▶시립미술관 건립 당위성, 또다시 통감

 

정현정 기획자가 11일 열린 전시 ‘요람에서 무덤까지’ 프레스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정현정 기획자가 11일 열린 전시 ‘요람에서 무덤까지’ 프레스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정현정 기획자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오랜 기간 개인 차원에서 멈춰 있던 지역작가의 작품 수집과 보관의 처참한 현실을 마주했다. 

그는 “지난해 정연삼 작가의 작품 200여점을 보관하던 친구 김영훈 작가 자택에 불이 나면서 정 작가의 많은 작품을 잃었고, 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민태응 작가의 석판화는 제대로 보관되지 않아 심하게 훼손된 상태”라며 “각각의 예술 주체를 연결하는 일은 개인이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공공성을 띤 시립미술관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미술관의 일차적인 목표는 이미 생산된 작품의 가치를 수집·보존·해석·전시·교육하며,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지역민이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예술의 시·공간을 넓힌다.

그는 “시립미술관이 건립된다면 춘천 작가들의 작품 수장고는 물론 연구나 발굴을 통해 춘천 미술계의 정통성을 잇는 자료 수집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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