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업 교사 단 1명'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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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파업 교사 단 1명'이 말해주는 것

    • 입력 2021.10.23 00:01
    • 수정 2021.10.25 13:28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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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현 기자
    남주현 기자

    지난 20일 민주노총의 전국적인 총파업에 일부 현직 교사들도 동참했다. 특히 이들은 무단결근을 해가며 파업에 나섰다.

    춘천에서도 한 명의 중학교 교사가 파업에 동참했다. 단 한 명이다. 춘천에도 민주노총 그리고 전교조 소속 교사의 수가 적지 않음에도 단 한 명만이 파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왜 다른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이번 파업 동참을 주저했을까.

    현직 교사의 무단결근 파업이 동료 교사들에게조차 공감과 인정을 얻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의 무단결근 파업을 바라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선 또한 당연히 차가운 쪽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직 교사의 파업이 현행법(교원노조법) 위반임은 차치하더라도,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거리로 나선 교사들은 혹시 무단결근 파업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눈에 밟히지는 않았을까. 과연 그들에게 자신의 학생들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파업에 참여한 교사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노동자’로서 노동기본권 보장이다. 이들은 무단결근 파업에 대해 “파업은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이고 기본권 행사에 허락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고교학점제 폐지, 교육 공공성 강화 등 교육적 측면의 요구도 제시하고 있으나, 법을 어겨가며 학생들을 외면하고 파업한 이들이 과연 교육적 가치를 논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교사 직업에도 '노동자'라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직은 동시에 '스승'이자 '교육자'라는, 보다 무겁고 신성하기까지 한 측면을 갖고 있다.

    스승은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다. 지식 전달만이 스승의 역할이라면 소위 '일타강사'로 불리는 사교육 시장 강사들이 최고의 스승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스승이라 칭하진 않는다. 아무나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나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스승의 노래의 한 구절처럼 스승은 때로 학생들의 어버이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다. 자식을 볼모 삼아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필자의 사범대학 재학시절 담당 지도 교수님의 연구실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학문은 다른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행실은 세상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파업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이들이 처음 교단에 섰을 때 바라던 모습이 ‘스승’인지 ‘교육노동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말하고 싶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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