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급식은 빵과 우유’…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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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급식은 빵과 우유’…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20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 파업
    일부 학교 급식중단으로 대체급식
    무단결근하고 파업 참여한 교사도

    • 입력 2021.10.20 17:00
    • 수정 2021.10.21 16:24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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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가 전국단위로 이루어지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에 동참하며 학교 급식과 돌봄 등에 차질이 발생했다.

    전국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 소속 조합원 1000여명(주최측 추산)은 20일 낮 12시 강원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낮 12시 강원도교육청에서 집회를 열고 이날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남주현 기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낮 12시 강원도교육청에서 집회를 열고 이날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남주현 기자)

    이들은 △근속차별금지 △근속수당 대폭 인상 △명절휴가비 차별금지 등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이날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또 일부 조합원들은 강원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민주노총의 불평등타파 총파업대회에도 동참했다.

    박재경 전국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 강원지부 지부장은 “시·도 교육청이 무성의하고 차별적인 태도도 일관하며 학교비정규직(교육 공무직)에 대해 냉대하고 있다”며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해소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정부 공무직위원회도 입을 모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쟁의행위는 찬반투표에서 83.7%(강원지역은 80.6%)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했다.(사진=남주현 기자)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했다.(사진=남주현 기자)

    이날 학교 비정규직의 총파업으로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 공백이 발생했다.

    조리사와 조리실무원 등의 파업 참여로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에 문제가 생겼다. 춘천의 경우 80개 학교 중 초등 17개교, 중등 11개교, 고등 3개교, 특수 1개교 등 총 32개교의 급식이 중단되고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했다.

    도내 초등돌봄 전담사 170여명도 파업에 참여해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방과 후 돌봄교실 운영도 중단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정진(46·우두동)씨는 “학교 안내문을 통해 조리사분들의 파업으로 급식 대신 빵과 음료수로 대체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매년 반복되는 학교 비정규직들의 파업으로 학생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이예슬(41·온의동)씨는 “맞벌이 부부라 아이가 방과 후 돌봄교실을 이용 중인데 아무런 대안 없이 파업으로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되면 학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며 “학원에서 일찍 아이들을 받아주지 않았으면 하루 휴가를 사용해야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에는 한 중학교 교사의 총파업 참여 1인 기자회견도 열렸다.

     

    남춘전여중 김영섭 교사는 무단결근을 하고 이번 총파업에 참여했다. (사진=남주현 기자)
    남춘전여중 김영섭 교사는 무단결근을 하고 이번 총파업에 참여했다. (사진=남주현 기자)

    김영섭 남춘천여중 교사는 △교사의 노동기본권 보장 △고교학점제 중단 △교육 공공성 강화 등을 주장하며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했다.

    특히 김 교사는 이날 총파업 참여를 위해 학교에 휴가원을 내지 않고 무단결근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교사들이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교육 불평등의 심화를 막아내고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당한 선택”이라며 “교사는 노동자이고, 노동자에게는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권의 행사에 허락은 필요 없다”며 “휴가권 사용하지 않고 결근으로 파업에 참여해 교사들의 노동기본권 쟁취에 한 걸음 다가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사의 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학부모는 물론 동료 교사들도 차갑기만 하다.

    김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녀가 재학중인 학부모 A(48·석사동)씨는 “선생님이 무단결근을 하면 남겨진 아이들의 수업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다”고 꼬집었다.

    동료 교사 B씨 또한 “김 교사가 주장하는 내용은 이해되고 일부 공감도 되지만 교사로서 학생들을 우선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무단결근까지 하며 파업에 참여한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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