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무단침입 산후조리원, 출입 보안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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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인 무단침입 산후조리원, 출입 보안 구멍

    • 입력 2021.09.02 00:02
    • 수정 2021.09.04 00:04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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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한 산후조리원이 관리 없이 출입문을 개방하고 있어, 산모와 신생아들의 건강은 물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춘천의 한 산후조리원이 출입문과 출입자에 대한 관리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의 한 산후조리원이 출입문과 출입자에 대한 관리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A 산후조리원은 지난해 노숙인의 무단침입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있던 산모가 병원 진료로 잠시 방을 비운 사이 노숙인이 방에 들어와 침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노숙인은 산모의 신고를 받은 관리인에 의해 즉시 퇴실 조치 되었지만, 산모는 자신의 방에 노숙인이 있던 모습을 보고 놀라 곧바로 산후조리원을 나왔다.

    이 사건은 출입자에 대한 관리 없이 출입문이 개방된 전형적인 출입자 보안 사각지대 사례다.

    사건 이후 A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의 방에 카드키 잠금장치를 설치해 보안을 강화했다. 또한, 출입문과 출입자 관리를 통해 이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이와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다음 달 출산을 앞두고 산전 마사지를 받기 위해 A 산후조리원에 방문했던 한 산모는 “조리원에 도착하니 출입문은 그냥 열려있고 관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며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산모 외에 가족들의 출입도 금지하면서 이렇게 출입문이 개방되어 있으면 누군가 들어와도 모를 것 같다”라고 본지에 제보했다.

    실제로 확인차 기자가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A 산후조리원을 방문해봤지만, 출입구를 관리하는 직원은 없었고 출입문 역시 모두 개방돼 있었다.

     

    산후조리원의 출입구가 상시 개방되어 있어 무단침입 등의 우려가 높다. (사진=남주현 기자)
    산후조리원의 출입구가 상시 개방되어 있어 무단침입 등의 우려가 높다. (사진=남주현 기자)

    현재 A 산후조리원에 입실 중인 산모도 “아래층 출입구는 거의 항상 열려있는 것 같다”라며 “출입구를 관리하는 직원 역시 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같이 외부인이 무단침입 할 경우 산모들의 안전 위협은 물론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 산후조리원은 건물의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신생아실과 산모가 24시간 생활하는 방 일부·마사지실 등의 층이 달라 산모들은 수시로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엘리베이터는 건물 전체의 공용엘리베이터다. 은행과 학원, 보험사, 병원 등이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은 건물 특성으로 산모들은 수시로 외부인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

    산후조리원은 좁은 공간에 산모·신생아·직원들이 함께 있어 밀집도가 높다. 산모들도 보통 2주간, 종일 산후조리원 내에만 머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등 감염병 질환자와 산모의 접촉이 발생한다면 산후조리원 내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A 산후조리원 원장은 “배식시간으로 산모들의 출입이 많아 출입문이 열려있었던 것 같다”라며 “출입문과 출입자 관리를 철저히 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해명했다.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전담인력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사진=지역 맘카페 갈무리)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전담인력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사진=지역 맘카페 갈무리)

    A 산후조리원의 부족한 신생아 전담인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지역 맘 카페에는 해당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25명을 직원 3명이 돌보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직원 1명이 신생아 8~9명을 돌보는 실정이다. 본지의 확인 결과 이 부분도 사실로 드러났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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