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춘천에서 살아남기] 1.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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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춘천에서 살아남기] 1.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

    '청년'은 지역소멸 문제 해결 대상이자 주체
    최근 10년간 춘천 청년 연평균 73명씩 '탈 춘천'
    서울의 81% 수준인 낮은 임금, 저조한 청년 고용률

    • 입력 2021.08.16 00:02
    • 수정 2021.08.23 17:3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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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과 고령화, 생산연령 인구 감소, 인구 절벽, 청년층 역외유출 등 춘천에서도 ‘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년’은 이런 지역소멸 문제의 해결 주체이자 대상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청년기본법이 제정, 시행되면서 청년 발전과 지원 등 관련 정책에 대한 원칙도 세워졌다. 이 법에서는 청년을 19~34세의 사람으로 정의했다. 또 청년의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교육과 고용에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며 청년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청춘과 교육의 도시이며 강원도 수부도시인 춘천의 청년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춘천 청년의 현 주소를 돌아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청년층 연령대별 인구 추이

    최근 3년간 연령대별 춘천지역 청년인구 추이(그래픽=박지영 기자)
    최근 3년간 연령대별 춘천지역 청년인구 추이(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의 청년 인구 감소세는 분명하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서 1998년 6만8627명이던 춘천지역 19~34세 청년 인구는 2007년 처음으로 6만명을 밑도는 5만8657명을 기록했다. 신축 아파트 입주 등이 영향을 미치며 지난해 5만6003명으로 2019년(5만5638명) 대비 365명(0.7%) 소폭 증가했으나 최근 10년간 춘천의 청년 인구는 연평균 73명, 0.1%씩 감소해왔다. 20년 전인 2000년(6만5019명)과 비교하면 9017명(13.9%)이 줄어든 셈이다.

    청년 인구를 다시 연령대별로 나누면 조금씩 양상이 다르다. 진학 및 직업교육 시기인 19~25세 인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210명(0.8%)씩 감소하고 있다. 경춘선 등 교통 인프라와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지역 내 수도권 출신 대학생들이 확대되자 고등학생의 연고지 대학 진학 감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과 사회 진출이 주로 이뤄지는 26~30세 인구는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매년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3년간은 연평균 516명(3.2%)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20대 후반 인구의 확대가 인구 재생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계속되는 불황과 팬데믹발 고용 위기로 인해 구직을 위한 수도권행이 좌절되면서 타의에 의해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혼, 출산, 육아 등이 활발한 31~34세 30대 초반 청년 인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71명, 2.8%씩 줄어들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경우다.

    올해 춘천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준서(26)씨는 “선배 중에는 소위 ‘스펙 쌓기’ 등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 전후 서울로 거처를 옮긴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등으로 수도권행이 어려워지면서 춘천의 부모님 집에 잔류한 친구들이 많다”며 “수도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다시 춘천으로 돌아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낮은 임금, 저조한 청년 고용률

    강원지역 상용근로자의 월급여액 상대 수준(그래픽=박지영 기자)

    강원도가 2017년 인구총조사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72.2%였던 춘천의 생산연령인구(15~65세) 구성비는 2027년 65.3%, 2037년 56.1%로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는 2017년 38.5명에서 2027년 53.0명, 2037년 78.1%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연령은 2017년 42.4세, 2027년 48.7세, 2037년 54.2세로 점차 높아진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도내 시군별 전체 인구 비중은 원주가 2017년 22.4%에서 2037년 24.4%로 상승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춘천은 같은 기간 18.6%에서 18.4%로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최근 강원지역 인구이동 및 인구구조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춘천은 ‘소멸위험주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내에서는 원주, 속초와 더불어 춘천이 포함되며 나머지 15개 시군은 이미 소멸위험 진입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주은 한국은행 강원본부 과장은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은 취업, 임금, 대학 진학, 문화, 의료 인프라 등에서 수도권과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업체 본사나 규모가 큰 사업체에 일하는 취업자 비중도 수도권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사업체노동력조사에 근거해 산출된 자료를 보면, 기대임금을 결정하는 평균임금의 경우 강원지역은 전국의 88.6%, 수도권의 88.2%, 서울의 81.5% 수준에 그친다. 강원지역 일자리를 통해서는 서울의 80%에 해당하는 임금 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20대 고용률 역시 올해 2분기 기준 강원지역이 55.4%로 서울(62.1%), 경기(58.3%), 인천(62.5%) 등에 비해 저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 결과에서 춘천은 전국 228곳의 자자체 중 경제활동친화성 95위, 기업체감도 100위로 중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2020년 춘천시 사회조사보고서에서도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고민이 드러난다. 이사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춘천지역 20~29세 응답자의 44.2%가 이사 이유로 ‘직장’을 꼽았다. ‘경제적 문제’ 때문이라는 답변도 19.7%에 달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우선 정책을 묻는 질문에서는 절반 이상인 52.3%의 20대 응답자가 ‘일자리 창출’을 선택하기도 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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