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잼’ 어린이 놀이터…일부 비양심 이용객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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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잼’ 어린이 놀이터…일부 비양심 이용객 ‘눈살’

    심야 시간 어린이 놀이터에서 음주
    금연 구역 흡연, 꽁초 무단 투기
    애견·길고양이 배설물로 건강 위협
    춘천시 시설 관리도 미흡

    • 입력 2021.07.13 00:01
    • 수정 2021.07.14 00:10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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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들의 어린이 놀이터 음주, 흡연 등 비매너와 춘천시 관리 소홀이 도마위에 올랐다.

    춘천시는 지난 4월 동내면 거두리 큰골 공원에 어린이 놀이터 ‘잼잼’을 오픈했다. ‘잼잼’은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명칭 선정 등 조성 전 과정에 놀이터의 실제 이용자인 어린이의 의견이 대폭 반영됐다. 또 ‘기적의 놀이터’ 기획자인 편해문 놀이기획자의 참여로 놀이터의 완성도도 높였다. 규모는 약 1만㎡이며, 총 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같은 인프라로 ‘잼잼’은 개장 후 평균 주말 500여명, 평일 200여명의 어린이와 보호자가 찾는 춘천의 어린이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시민들의 비매너 현장으로 전락하면서 어린이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음주

    개장 이후 부터 ‘잼잼’은 일부 어른들의 심야 음주와 일탈행위로 크고 작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지난 11일 밤 11시에도 ‘잼잼’ 내 ‘다람쥐 오두막’ 안에서 4명의 시민들이 음주를 하고 있었다.

     

    지난 11일 심야시간 시민들이 '잼잼' 어린이 놀이터에서 음주를 하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지난 11일 심야시간 시민들이 '잼잼' 어린이 놀이터에서 음주를 하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춘천시 관계자는 “놀이터 내 음주소란으로 민원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계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주로 심야 시간에 음주가 이루어지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단속근거가 미미하지만, 행정명령 등 다른 방안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 놀이터가 흡연 장소
    ‘잼잼’ 놀이터는 전 지역이 금연구역임에도 흡연하는 시민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흡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달려가 항의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해코지하지 않을까 염려돼 그냥 자리를 피하곤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실제로 놀이터 곳곳에서는 담배꽁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아이들의 놀이기구 옆에도 버려진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MS투데이 기자가  '잼잼' 놀이터 내에서 직접 수거한 담배꽁초. (사진=남주현 기자)
    MS투데이 기자가 '잼잼' 놀이터 내에서 직접 수거한 담배꽁초. (사진=남주현 기자)

    ■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어린이 놀이터
    놀이터 내에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잼잼’ 놀이터 곳곳에는 아이들의 손과 발을 닦고 버린 물티슈와 음료수 캔들이 버려져 있다. 또 모래 속에는 병뚜껑, 깨진 빈병도 있어 아이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놀이활동가 2명과 공원관리자 1명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지만, 하루에 발생하는 쓰레기양이 50ℓ 정도로 많고 이용객들이 수풀 등에 쓰레기를 숨겨둬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심지어 음식물쓰레기는 물론 가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놀이터에 버리고 가는 얌체족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래놀이터 개·고양이 배설물 방치
    놀이터 인근 아파트에 사는 B(34·춘천시 동내면) 씨는 얼마 전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5살 아들과 함께 ‘잼잼’에서 모래 놀이를 하던 중 아들이 집어 든 물체 때문이었다. 애완동물 배설물 이었다.

    ‘잼잼’은 아이들이 만지며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 놀이터다. 하지만 이 모래에 개·고양이 배설물들이 방치되고 있어 아이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주간에는 근무자들이 반려견의 모래 놀이터 출입을 통제하지만, 야간이 큰 문제다. 인근 주민들은 일부 반려인들이 야간에 반려견을 산책하며 모래 놀이터에도 배변을 보게 한다고 목격담을 설명했다. 또 길고양이들도 모래에 배변을 하는 습성으로 밤마다 놀이터를 찾고 있다.

    ‘잼잼’ 놀이터 주변에는 ‘캣맘’들이 설치한 길고양이 급식소도 있다. 시에서 이를 발견 즉시 치우고 있지만 이내 곧 다시 생겨나며 길고양이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 춘천시의 시설관리 미흡

    이 같은 다양한 놀이터 문제는 일부 시민들의 비매너도 문제지만, 춘천시의 시설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음수대의 배수가 막혀 물이 고여 있고, 출수량도 적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 남주현 기자)
    음수대의 배수가 막혀 물이 고여 있고, 출수량도 적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 남주현 기자)

    ‘잼잼’에는 이용객들을 위한 음수대가 3곳에 총 6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중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음수대는 현재 배수가 막혀 물이 고여 있다. 고인 물로 위생상의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또 일부 음수대는 나오는 물의 양이 적어 어린이들이 물을 마시기 어렵다.

    미끄럼틀도 설계상의 문제를 드러냈다.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잼잼’의 미끄럼틀은 한여름 뜨거운 태양에 달궈져 아이들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결국 지난 6월 중순부터 이용이 금지됐다.

    길고양이 배변을 막을 방안도 계획과 달리 시행되지 않고 있다. 춘천시는 야간에는 모래놀이터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이를 오전에 걷어 길고양이 배변을 막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예산과 관리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현재 시행되지 않고 있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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