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사회적경제] 5. “우리 문제는 우리가” 지역연대 꽃 피운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세는 사회적경제] 5. “우리 문제는 우리가” 지역연대 꽃 피운다

    다르지만 뿌리는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 “사람이 중심”

    • 입력 2021.07.04 00:00
    • 수정 2021.07.06 15:13
    • 기자명 박수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는 2000년 이후 부처별로 마련된 근거법령에 따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이 성장해 왔다. 각자 개념과 목적에 있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성원 간 협력을 바탕으로 ‘공공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이들에겐 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이윤 창출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이나 공공에 대한 공헌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자율적인 경영과 민주적 의사결정, 사람과 노동 중심의 수익배분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공통분모로 인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의 차이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개념과 활동 목적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어떤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공동 이익 위해 뭉쳤다”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결성한 자율적 조직이다.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데들을 조합원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모델인 것.

    주식회사가 투자자 소유의 기업이라면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가 주인인 경제 공동체다. 따라서 소수의 지배주주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주식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은 조합원 다수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이익 또한 출자금에 대한 배당이 아닌 사업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잉여금을 배분하는 이용배당을 우선한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도내 최초로 출범한 택시 협동조합 ‘춘천희망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기대 이상의 운영 성과를 나타냈다. 조합원 모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운영경비도 줄어들고, 조합원인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입도 늘어났다는 평가다.

    춘천희망택시는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보다 경제위기에 강하다는 실재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을 맞이한 한 택시업체는 지난 4월, 이 협동조합에 면허 25대를 모두 양도하기도 했다.

    이원모 춘천희망택시 이사장은 “협동조합에서 일하기 전에는 D택시회사에서 일했었는데 그때보다 평균 수입도 높은 데다가 사고율도 당시의 3분의 1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조합비 안에 차량 보험료와 할부금 등이 모두 포함이 돼있다 보니 운전에 더욱 신중해지는 측면이 있다”며 “사고가 많이 나면 보험료가 올라갈 것이고,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것은 조합원의 조합비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협동조합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렸던 희망택시 협동조합 출범식 당시 모습. (사진=춘천시 제공)
    지난해 10월 28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렸던 희망택시 협동조합 출범식 당시 모습. (사진=춘천시 제공)

    ▶“취약계층 일자리·사회서비스 제공”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은 재화와 서비스 생산, 판매 등 사업을 영위하면서 동시에 취약계층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생산 활동을 하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생산활동을 하는 ‘사회공헌형’ 기업인 것이다.

    독립된 조직형태와 유급근로자 고용, 사회적 목적 실현,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 정관·규약, 이익의 사회적 목적 재투자 등 7가지 기준을 갖출 경우 사회적기업으로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기업의 경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한다.

    조양동에 위치한 ‘네이처앤드피플’은 환경보호와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 확보라는 목적을 갖고 탄생한 사회적기업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광고 대행이지만, 환경 문제와 난민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제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 근로자를 바리스타로 채용한 카페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네이처앤드피플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으로 설립한 이유에 대해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퍼트리고 환경, 난민 등 글로벌 문제들의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하게 됐다”며 “현재는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한 이스레타 백팩과 양 인형. 사진/방정훈 기자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한 이스레타 백팩과 양 인형. (사진=MS투데이 DB)

    ▶“우리는 마을 공동체” 마을기업

    마을기업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해 안정적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을이란 타지역과 구분되는 지리적 경계를 가지면서도 같은 이해관계와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공동체를 뜻한다.

    마을주민 출자가 총 사업비의 10% 이상으로 구성되며, 출자한 주민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협동조합과 유사하다. 지역 내 자원은 인적자원을 비롯한 제품, 행사 등 유·무형 자원이 포함된다.

    후평동에 위치한 마더센터는 춘천여성회의 부설기관으로 독일의 마더센터에서 유래한 도내 최초 도시형 마을기업이다. 2013년 설립한 이 기업은 지역 내 여성들의 육아와 교육을 지원하며 가족북카페 운영, 부모교육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며 춘천시민 누구든 무료로 책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북카페를 통해 커피 외 손수 만든 음료들로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부모교육 및 다양한 문화모임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자녀를 차별없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성평등 강사단을 양성하고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는 등 각종 성평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마더센터 관계자는 “과거 여성단체 활동을 하면서 기혼여성들이 ‘온전한 나’를 잃어버리는 것에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다”며 “이들이 사회활동을 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을 만듦으로서 공공 영역에서 자아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지난 6월 21일 마더센터에서 심리방역 프로그램인 '젠더브런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마더센터)
    지난 6월 21일 마더센터에서 심리방역 프로그램인 '젠더브런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마더센터)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