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도 안 뜯은 채 우편함에⋯3억장 선거 공보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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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지도 안 뜯은 채 우편함에⋯3억장 선거 공보물 어쩌나 

    총선 종이 공보물로 3억여장 배포
    오피스텔 우편함 20개 중 10곳 방치
    뜯지도 않은 채 버려져 폐기물 양산
    "시대변화 맞춰 전자공보물 전환을"

    • 입력 2024.04.15 16:47
    • 수정 2024.04.21 00:18
    • 기자명 한상혁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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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때마다 가정으로 배송되는 수많은 공보물이 뜯지도 않은 채 버려지며 불필요한 폐기물을 양산하고 있다. 이런 공보물은 재활용도 어려운 종이다. 시대 변화에 맞춰 전자공보물로 교체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오후 춘천시 효자동 한 오피스텔 우편함에 뜯지 않은 공보물 봉투가  꽂혀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지난 13일 오후 춘천시 효자동 한 오피스텔 우편함에 뜯지 않은 공보물 봉투가 꽂혀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지난 13일 춘천시 효자동 한 오피스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끝났지만 이날 우편함에는 뜯지도 않은 공보물 봉투가 빼곡히 꽂혀 있었다. 기자가 세어보니 우편함 20개 중 10곳에 공보물 봉투가 아무도 찾지 않은 채 박혀 있었다. 효자동 인근 다른 건물 우편함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날 춘천시 퇴계동 아파트단지도 마찬가지였다. 우편함에 방치된 공보물이 바닥에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거나 뜯지 않은 공보물이 계단 곳곳이 쌓여 있었다. 이 지역 아파트 주민 박모(46)씨는 “선거 당일에 투표했지만, 공보물을 우편함에 꺼내서 읽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제22대 총선에서 배포된 종이 공보물은 총 3억2000만 장에 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공보물을 별도로 수거하지 않는다. 환경부 지침은 개인이 공보물을 재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편 봉투에 붙어 있는 비닐, 스티커 등 복합재질을 제거하고 종이류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종이류는 스티커, 종이찍개 심을 제거하고 분리수거 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 공보물은 대부분 코팅지인 데다 색깔도 들어가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춘천시 효자동에 뜯지 않은 공보물 들이 계단 곳곳이 쌓여있다.(사진=박민경 인턴기자)
    춘천시 효자동에 뜯지 않은 공보물 들이 계단 곳곳이 쌓여있다.(사진=박민경 인턴기자)

    공보물로 인해 환경 오염이 유발된다는 지적에 따라 공보물을 재생용지로 바꾸거나 온라인 공보물을 도입하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는 공보물을 온라인 형태로 전환하자고 꾸준히 주장한다. 녹색연합이 2020년 시민 23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선거 공보물과 관련해 ‘종이 사용 최소화·온라인 공보물로 전환(42.9%)’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재생 종이 사용 의무화(33.9%)’가 뒤를 이었다.

    춘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선거 공보물은 각 개인이 분리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고 시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는 없다”며 “공보물 배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필요한 사람의 경우 선택적으로 종이 선거 홍보물을 받는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상혁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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