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멸종위기’ 산양 750마리 떼죽음⋯산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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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 멸종위기’ 산양 750마리 떼죽음⋯산에서 무슨 일이

    전국 서식 산양 3분의 1 사라져
    지난겨울 눈 많이 내린 점 꼽혀
    ASF 울타리 원인이라는 지적도
    환경부, 산양 보호 대책 추진

    • 입력 2024.04.15 11:21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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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3일 강원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에서 올겨울 폭설로 고립·탈진했다가 구조된 산양들이 쉬며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3일 강원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에서 올겨울 폭설로 고립·탈진했다가 구조된 산양들이 쉬며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산양 약 750마리가 지난겨울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산양 폐사 원인으로 꼽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를 개방하는 등 산양 보호 대책을 추진한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산양 747마리가 폐사했다. 2022년 겨울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접수된 산양 폐사 수는 15마리 수준이었는데 지난겨울 ‘떼죽음’에 가까운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강원특별자치도를 포함해 전국에 서식하는 산양은 약 2000마리로 약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환경당국은 산양 주요 서식지인 강원 북부 고산지대에 눈이 많이 내린 점을 집단 폐사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겨울 강수량이 예년 대비 4.3배에 달하면서 산양이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이동하다 탈진해 폐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리가 짧은 산양은 눈이 많이 쌓이면 배가 눈에 닿아 평소보다 2~6배 에너지를 소모한다.

    일부 환경단체 등에서는 ASF 확산을 막고자 설치한 울타리가 산양을 떼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한다. 울타리가 야생 멧돼지뿐 아니라 산양의 이동도 막았고, 폭설 속에 고립되면서 폐사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2019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설치한 광역 울타리 연장은 약 3000㎞에 달한다. 산양이 주로 서식하는 강원의 광역 울타리 연장은 전체의 64%인 1179㎞다.

    이에 환경부는 ASF 차단 울타리를 일부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5월까지 차단 울타리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하고, 산양 서식 현황을 파악한다.

    국립공원공단과 센터 측은 “4월 해빙기에 들어서면서 폐사하거나 구조되는 산양이 증가했으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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