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점멸’ 한림대병원 앞 오거리⋯5년 간 사고 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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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째 점멸’ 한림대병원 앞 오거리⋯5년 간 사고 22건

    한림대병원 앞 오거리 5년간 22회 사고 발생
    학생, 직장인 등 유동인구 많지만 신호등 없어
    도로 폭 좁아 신호 가동은 교통 체증 유발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 등 위험요인 제거 필요

    • 입력 2024.04.16 00:08
    • 수정 2024.04.16 08:31
    • 기자명 한재영 기자·김용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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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3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 신호체계가 없는 교차로에 차량이 몰리면서 혼잡한 모습이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12일 오후 3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 신호체계가 없는 교차로에 차량이 몰리면서 혼잡한 모습이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춘천시 교동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밀집지이자 대학과 대학병원이 어우러져 있어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많은 춘천한림대학교병원 앞 오거리. 매일 오가는 운전자와 운전자, 보행자와 운전자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12일 오후 3시쯤,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해 교차로를 통과하는 운전자들이 서로 경적을 울리고 ‘꼬리물기’ ‘끼어들기’를 하는 등 위험한 주행을 이어갔다. 양쪽에서 동시에 교차로로 진입해 급정거를 하고 교차로 중간에 끼어 서 있는 차량도 볼 수 있었다. 

    보행자들은 더 위험천만한 광경이 연출됐다. 얼기설기 얽힌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지나가고, 횡단보도를 다 건너기도 전에 지나가는 차량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10년째 점멸 표시이거나 작동하지 않아 통행 순서를 안내하고 보행자를 보호해 줄 신호가 없는 탓이다.

     

     점멸신호로 운행되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 최근 5년간 2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고다발구역이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점멸신호로 운행되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 최근 5년간 2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고다발구역이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실제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오거리는 빈번한 사고 발생지이다.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해당 구간에서 최근 5년(2018~2022년)동안 2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연평균 4건 넘게 사고가 발생하면서 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가 ‘교통사고 잦은 곳’(교차로 정지선 후방 30m를 기준으로 1년에 사고 3건 이상 발생하는 구간)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주민의 안전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사고 다발구역으로 신호체계가 필요해 보이지만 협소한 도로 여건 상 그마저도 쉽지 않다.

    춘천경찰서 교통과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10년 전인 2014년에 신호를 설치하고 시험 가동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극심한 차량 정체로 민원이 폭주해 1시간 만에 중단되고 10년째 점멸신호로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백모(45)씨는 “도로가 혼잡하고 사고가 잦아 신호등이 설치돼야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 송모(42)씨는 “짧고 좁은 구간에 신호가 있으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며 현재로서는 서로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며 신호기 운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횡단보도, 오가는 차량 사이를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앞 횡단보도, 오가는 차량 사이를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또다른 교통사고 상습구간이자 인근에 위치한 옛 춘천여고 앞 교차로는 2022년 11월부터 점멸신호에서 정식신호로 변경했다. 초반 혼선을 빚긴 했지만 이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감소는 물론 교통 흐름 개선으로 정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찰은 옛 춘천여고 앞 구간은 도로 폭이 넓어 가능했고 성심병원 앞 오거리는 “도로 폭이 좁아 전체 도로를 확장해야 정상 신호가 가능한데, 이미 주변을 둘러싸고 건물이 조성돼 사실상 확·포장이 불가한 상황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황준승 교통과사람들연구소장은 정상 신호 체계를 운영할 수 없는 곳이라면 보도와 같은 높이의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해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행자와 차 사이 안전지대를 만들어 차량 감속과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등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는 “운전자는 노면에 있는 ‘횡단보도 예고 표지’를 확인하고 정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 수칙 준수이다”라고 당부했다.  

    한재영 기자·김용진 인턴기자 hanfeel@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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