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어디로”⋯춘천 만천천 산책로 담배꽁초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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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식 어디로”⋯춘천 만천천 산책로 담배꽁초로 ‘몸살’

    춘천 만천천 산책로 주변 무단 투기 담배꽁초 가득
    주민들, 환경훼손과 반려동물 안전 위협 등 우려
    춘천시, ‘사실상 공원 아니라 금연구역 지정 불가’
    함께 가꾸고 보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 입력 2024.04.13 00:07
    • 기자명 한재영 기자·김용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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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시민 휴식공간인 만천천 산책로 곳곳에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8일, 시민 휴식공간인 만천천 산책로 곳곳에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이쪽저쪽 담배꽁초가 없는 곳이 없어”

    “반려견이 담배꽁초를 삼킬까 봐 산책할 때 바닥만 봐요”

    춘천 시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는 동면 만천리 도심 하천인 만천천 산책로가 불법 투기된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춘천시는 시민 여가 공간 제공을 위해 2016년 만천리 외곽도로~후평1동 소양강 합류 구간 4.7㎞를 만천천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1㎞ 길이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개설했다. 

    하지만 최근 만천천 산책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아쉬움과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매일 산책로를 걷는다는 김모(67·장학리)씨는 “금연 표시가 없어 산책로 주변 곳곳에서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간접흡연으로 불편한 것은 물론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가 미관을 해친다”고 아쉬워했다. 

    이모(42·만천리)씨는 “어른뿐 아니라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까지 다리 아래에서 담배를 피워 교육상 안 좋다”는 말과 함께 “이쪽저쪽 담배꽁초가 없는 곳이 없는걸 보면 관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취재진이 직접 만천천 산책로를 걸어본 결과 느낌은 비슷했다. 8일 오후 9시쯤 만천초교 인근 양지교~소양강 부근 후평교까지 약 2km 구간(△양지교 △장뜰교 △건일교 △장학교 △늘목1교 △하일교 △후평교)의 교량 밑과 인근 벤치 주변은 담배꽁초가 없는 곳이 없었다. 금연구역이라는 표시가 없어 마치 모두가 흡연구역으로 착각한 듯 보일 정도였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길에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를 삼킬가봐 바닥에서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한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길에 마구 버려진 담배꽁초를 삼킬가봐 바닥에서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한다. (사진=김용진 인턴기자)

    소중한 가족을 잃을까 봐 두렵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반려견 산책을 위해 나왔다는 김모(58)씨는 “반려견이 한순간 담배꽁초를 먹고 잘못될까 봐 불안하다”며 “만천천 산책로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견주 이모(27)씨는 “담배꽁초뿐 아니라 침이나 다른 쓰레기도 마구 버려 불쾌하다”며 “강아지를 산책시킨 후에는 가급적 목욕을 시킨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춘천시보건소는 “금연구역 지정을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산책로나 다리 밑을 금연구역으로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춘천시 도로과도 ‘만천천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은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천로는 하천 정비공사 때 건설장비 진입을 위해 사용하는 ‘하천관리용도로’로 엄밀히 말하면 산책로가 아닌 ‘도로’라는 이유였다. 이어 “하천보수원들이 만천천 산책로 주변의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치우고 있다”며 “함께 가꾸고 보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재영 기자·김용진 인턴기자 hanfeel@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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